글 - 칼럼/단상2017. 3. 20. 08:17

어리석은 대한민국 외교부

 

 

 

강대국들 사이에 끼여 굴욕을 당해 온 역사가 참으로 길다.

21세기 초반에 들어와서도 상황이 호전되기는커녕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른바 정치를 한다는 자들의 전략 없음, 소신 없음, 센스 없음때문이다.

대통령이란 자가 뻘짓을 하다가 쫓겨나 국가를 누란(累卵)의 위기에 몰아넣은 지 몇 달.

그 공백을 장관과 관료들이라도 메워가며 급한 불은 꺼야 할 것 아닌가.

 

최근 미국의 국무장관이 다녀갔다.

한탄스러운 일이지만, 미국과 중국만큼 우리 생사문제의 키를 쥐고 있는 강대국이 있는가.

그리고 미 국무부 만큼 우리 이해관계의 키를 쥐고 있는 부서가 있는가.

 

그 장관이 와서 우리의 정부 요인들과 첫 대면을 했는데, 공식적인 회담만 하고 만찬을 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의 장관이 거절했다하고, 그 쪽에서는 한국에서 제의조차 없었다고 밝힌 점이다. 둘 다 맞기도 하고, 둘 다 틀리기도 할 것이다. 아마 우리 쪽에서는 슬쩍 지나가는 말로 저녁 한 번 하실래요?”라는 제의 겸 인사치레의 말을 건넸을 것이고, 그것을 만찬 제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쪽에서는 그것을 공식 의전절차 아닌 가벼운 인사치레 정도로 여겼을 것이다.

 

참으로 우려스런 일이 이어서 벌어졌다. 엊그제 미 국무장관은 일본은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고,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한다. 미국과 유럽인들이 일본을 중시하고 좋아한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나 같은 민초도 느껴서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들 장관의 입으로 이런 말을 내뱉게 해야 하는가? 그들 마음속으로야 무슨 생각을 하든 나로서는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그런 내심이 공식적인 멘트로 나온 원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보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핵 장난이 우리로서는 초미(焦眉)의 급한 불 아닌가.

 

일본에서 잘 대접 받았으나, 한국에서는 제의조차 없었다는 그 저녁 한 끼 때문에, 틸러슨 장관의 그 말이 나왔으리라 믿고 싶진 않다. 그러나 세상사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모든 일은 사람의 기분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내 경험이다. 저녁 한 끼 대접하는 것이 무에 그리 어렵더란 말이냐? 상대방이 예의상 사양한다 하여 그럼, 잘 됐네. 돈 굳었네!’라고 쾌재를 부르며 물러섰더란 말이냐? 운동장만큼 큰 회담 테이블에서 핑퐁처럼 주고받는 말들은 그야말로 외교적 언사들일 뿐이다. ‘진짜 협상은 밥상머리에서 이루어진다는 상식 만 외교부 당국자들이 알고 있었어도 이런 바보 같은 짓은 저지르지 않았으리라. 그들은 대통령이 없다고 자신들의 일을 그렇게 대충대충 해치운 것일까.

 

외교부 당국자들이여! 1950110일 미 국무 장관 애치슨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나 있는가. 미국의 태평양 방위선이 알래스카-일본-오키나와-필리핀 선임을 대외적으로 천명해버린 것이다. 이른바 애치슨 라인’. 북한이 오판하여 625를 일으킨 결정적 계기였다. 한국이 미국의 태평양 방위권에서 제외되었으니, 안심하고 침공한 것이다.

 

그 애치슨과 지금의 틸러슨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똑 같은 미국 국무장관이고 똑 같이 일본을 좋아하되, 한국에 대해서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의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저 밥 한 그릇 함께 먹는 것이 세계사를 논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하려는가? 지금의 한국이 가장 중요한 동맹아닌 중요한 파트너란 말을 잘 해석해 보라. 만약 그들이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버릴 수 있는 대상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속뜻이 숨어 있음을 모른다면, 외교부 당국자들은 당장 옷을 벗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찔리는 바는 있었는지, 외교부에서는 의미 부여할 내용 아냐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다. 가관이다.

 

큰 불은 작은 불씨에서 시작되고, 제방의 붕괴는 실낱같은 누수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미국 새 행정부의 국무장관이 중요한 사명을 갖고 동북아를 순방하는데, 우리 국익을 지키기 위한 밥상머리 협상조차 성사시키지 못한 외교부 장관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쫓겨난 대통령의 가장 큰 오점이 인사의 난맥이었는데, 외교부에서 그 실체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제발, 정신들 좀 바짝 차려 달라.

Posted by kicho
글 - 칼럼/단상2017. 3. 10. 13:36

 

 

 

2012년 12월 20일, 제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2017년 3월 10일, 탄핵 되었다.

모든 것이 순리다.

 

 

                                                                                                                                                                           

                                                                                   

 

 

Posted by kicho
글 - 칼럼/단상2017. 3. 1. 13:58

이제 태극기와 촛불을 내려놓을 때다!

 

 

 

 

 

 

오늘, 31절이다.

 

식민제국주의의 대표적인 깡패국가일본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온 민족이 들고 일어난 날 아닌가. 바로 오늘, 국민 전체가 촛불 부대와 태극기 부대로 나뉘어 광장의 결투를 벌인단다.

 

우로 갈려 피 터지게 싸우던 70여 년 전 우리의 모습을 재현하려는 모양이다. 이른바 대권주자들이 대열의 앞장에서 선동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가관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대신 선동의 칼을 휘둘러 표를 얻어 보려는 저들의 무책임이 가증스럽다. 저런 사람들이 국민과 국가를 대표하겠다니, 이 민족의 불행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까.

 

존경하는 역사철학자 카(E.H.Carr)는 그의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왜 우리는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가. 바로 과거를 잊어버리거나, 아예 떠올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실들과 대화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과 70년 전의 일인데, 우리는 우리의 지나간 우행(愚行)’에 대하여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러니, 똑 같은 어리석음을 되풀이하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이제, 이쯤 멈추어야 한다. 촛불은 끄고, 태극기는 고이 접어 잠시 상자에 모셔 두어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며, 우리 모두 성찰의 시간을 갖기로 하자!

 

시작이야 어떠했건, 지금 이 순간은 촛불과 태극기 모두 독선과 아집의 표상일 뿐이다. 독선과 아집은 시간 앞에 무력하다. 잠시 내면을 관조하고 나면 언제 그랬었냐 싶게 독선과 아집은 해 뜬 후의 이슬처럼 사라질 것이다. 시간 앞에 영속되는 건 없다. 잠시 숨을 고르고 서로에 대한 증오를 삭여보자.

 

제발, 이제 치고 받는 싸움일랑 그치고 심판의 깃발에 따르기로 하자!!!

Posted by kicho
글 - 칼럼/단상2017. 2. 27. 10:39

50년이 한 나절이라?

 

 

 

초등학교 동기 박병철(교안유아교육협회 회장)

일산에서 번개를 때리고,^^ ‘당연 참석 1으로 나를 지목했다.

지면이나 SNS를 제외하곤 초등학교 졸업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그와 그들이었다.

막판에 지방 행사핑계를 대고 불참을 통보하니, 몹시 낙담하는 그였다.

그 후 며칠 동안 마음에 갈등이 일었다.

50년 세월의 격랑을 무난히 넘어, 나는 그들과 해후할 수 있을까?

 

지방에서의 이른 아침 출발은 무리였지만, 가기로 했다.

숨차게 달려가니 일산 중심가의 한식집에 몇몇 동무들이 모여 있었다.

, 50년 전 그들의 해맑은 표정이었다!

얼굴 한 복판에 남아 있는 추억의 모습들.

이름을 부르니 대답이 돌아왔다.

그로부터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누에고치의 실처럼 술술 풀려나왔다.

영민한 그들의 기억력에 잠자던 내 기억의 창고가 드디어 빗장을 푼 것이다.

 

흘러간 50년이 겨우 한 나절이었다!

그간 나는 무얼 찾아 어디를 헤매고 있었을까.

삶의 파도를 넘으며 많이 지워지긴 했지만,

희미하게나마 어둡던 시절의 개구진 흔적들이 얼굴 한 복판엔 남아있었다.

돈을 많이 번 친구도, 자식들을 잘 둔 친구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친구도, 그저 매일매일 즐겁게 살아가는 친구도 있었다.

그런 지금의 얼굴들은 잠시 벗어둔 채

마주 보고 착하게 웃으니 좋았다.

서로 확인하는 것이 초심(初心)’이고 동심이었다.

 

세월이 험악하여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따지고 드는 옳고 그름의 논쟁속에

배려와 사랑이 사라져 버린 시절 아닌가.

그러나,

해맑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누구에겐들 없으랴.

헐벗음과 굶주림의 트라우마에서 자유롭지 못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중심에 서 있는 우리다.

남들이야 알아주든 말든

그런 시절에도 웃음을 잃지 않던 우리였기에

지금 이 순간의 행복도 누릴 수 있는 것 아닐까.

 

집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등짝에

서해의 낙조가 따스하게 비쳐

행복해 보였다.

그들은 오늘 가졌던 만남의 추억을

삶의 에너지로 바꾸어 자신들의 내면에 가득 충전했으리라.

그 에너지가 소모되고 나면

누군가가 나서서 또 한 번의 번개를 때리겠지.

번개를 때리고 맞으며

이 모진 세태를 견뎌내는 지혜를 키우리라.

그 지혜가 모여

살벌하고 위험하며 앞이 보이지 않는 나라의 어려움도 다독여 나갈 것이다.

동무들 만세!!!

 


그 시절의 내가 대체 어디에 서 있단 말인가.ㅠㅠ

 

 

 


취하기 전에 한 컷!

 

 


주명문-김영도-박병철, 그리고 싱싱한 선인장들

 

 


주명문-김희순-김영일-조정임-김영도-조순옥-박병철, 선인장같은 그대들!

Posted by ki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