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7.01.03 새해를 맞으며
  2. 2014.07.31 새 책 <<조선조 악장 연구>>가 출간되었습니다!
  3. 2009.01.01 새해 인사
글 - 칼럼/단상2017. 1. 3. 01:33

새해를 맞으며

 

 

 

2016년 12월 31일 득량만에서의 해넘이

 

 

2017년 1월 1일 득량만에서의 해맞이

 

 

                                                  2017년 1월 1일 득량만에서 만난, 추억의 아침 연기

 

 

1990년대 초쯤일까요. 복거일의 소설 <<역사 속의 나그네>>를 읽고 나서, 한동안 타임머신을 저 자신의 화두(話頭)로 틀어쥐고 지낸 적이 있습니다. 불혹에 접어들면서 시간의 위력을 깨닫게 되었고, 시간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려는 욕망이 제 내면을 야금야금 먹어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이었지요. 그로부터 참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그 욕망이 망상(妄想)의 근원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역사 속의 모든 호걸들도 그저 ‘(역사를) 앞사람으로부터 받아서 뒷사람에게 이어주는고리에 불과하다는 진리. 바로 그 진리란 특별한 공부 아닌 나이가 알려주는 자연법칙이라는 점을 절감하게 된 것이지요. 비로소 철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작비금시(昨非今是)'! 요즘 연말연시만 되면 누구나 한 번씩 인용하곤 하는 <귀거래사(歸去來辭)>의 명구이지요. 고백하건대, 길을 잃고 헤맸으나 아직 멀어지진 않았으니/지금이 옳고 지난날이 잘못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는 도연명의 깨달음에 힘입어, 나와 조상의 지난날들을 찾아 헤매다가 많은 시간들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옛날의 어떤 점들이 잘못 되었고, 지금은 어떤 점이 옳거나 나아졌는지, 참으로 궁금하지만 시간은 아무것도 해명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저 주어지는 모든 것들을 감수(甘受)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손쉬운 타성에 푹 젖어들고 말았습니다.

 

작년에는 참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어머니의 소천을 통해 죽음의 의미와 가족관계의 허망함을 깨달았고, 가까운 사람들의 아픔을 통해 치열한 삶과 성취보다 건강이 우선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라는 예수의 말씀(마태복음 1626)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입니다.

 

가치와 중요성은 객관성을 바탕으로 하는 개념들일까요? 아니면 지극히 주관적인 개념들일까요? 가치가 있어서 중요한 것일까요? 아니면 중요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참 풀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모두에게 가치 있는, 아니 모두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서로 물고 뜯으며 적개심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지내온 지난해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미움이 더욱더 크게 증폭될 올해를 걱정합니다. 이제 좀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싶은데, 다시 어느 편에 서서 불편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미워하게 될 것이 뻔한 2017년이 두렵습니다.

 

반복하건대, 손에 잡히지 않는 타임머신을 타고서라도 과거로 돌아가서, 그 당시 정의와 최선을 행했다고 자부하는 호걸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왜 우리는 새해만 되면 지난 시간대의 자신을 후회스런 눈빛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그들의 말을 듣고 판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올 한 해, 저는 그저 크게 후회하지 않을 만큼만 살아가렵니다. 좀 더 따스한 눈빛으로 주변 사람들의 아픔을 다독일 수 있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하지도 못할 일들을 하겠노라 떠벌이게 될 정치인들을 미움 아닌 연민으로 바라볼 여유와 폭을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 여러분들에게 신의 가호와 축복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새해 벽두에

 

백규 드림

 

 

 

Posted by ki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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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단상2014. 7. 31. 08:07

 


표지

 

 


내용

 

 


악장이 가창되던 무대예술로서의 정재들

 

 


우측이 첫 책(1990), 좌측이 두번째 책(2005)

 

 

새 책 <<조선조 악장 연구>>가 출간되었습니다!

 

 

 

오늘 새 책 <<조선조 악장 연구>>(새문사)가 나왔습니다.

 

저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국문학에 뜻을 두었고,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고전문학으로 범위를 좁혔으며, 석사논문을 쓰면서 아예 고전시가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20대 후반 경남대학교의 전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같은 방향의 연구를 지속했으나, 숭실대학교로 옮긴 뒤부터는 조금씩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관심을 가져 온 여러 대상들 가운데 악장은 초기부터 꾸준히 천착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1990년에 이 분야의 첫 저서인 <<선초 악장문학 연구>>(숭실대학교 출판부), 2005년에 <<조선조 악장의 문예미학>>(민속원)을 각각 펴냈고, 이제 <<조선조 악장 연구>>를 펴냄으로써 저 개인의 25년 악장 연구사를 일단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물론 악장에 더 이상 파낼 만한 것이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사실 내심으로는 해답을 찾지 못한 이 분야의 화두(話頭)’가 한 둘 더 남아 있습니다. 그 때문에라도 마음이 바뀌어 옛날의 우물터를 다시 찾을지 알 수는 없으나, 지금 갖고 있는 앞으로의 연구 스케줄로 보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출중한 후배들이 그들 나름의 통찰력으로 새로운 차원의 연구를 지속해 가리라 믿기 때문에 지금 제 관심의 물꼬를 다른 곳으로 돌려 보려는 것뿐입니다.

 

이 책의 몇 부분에서 강조했습니다만, 텍스트와 콘텍스트 및 상호텍스트에 대한 면밀한 고찰 없이는 고전시가론이나 고전시가사 혹은 국문학사는 완벽을 기할 수 없습니다. 그 가운데 특히 고려조선의 시가문학은 비생산적 동어반복의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봅니다. 관찬문헌인 조선조의 악서들에 고려의 악장[학계에서 말하는 이른바 고려속요’]들이 기록되어 있다는 텍스트의 측면, 조선과 고려의 궁중 무대예술이라는 콘텍스트 혹은 시대문화적 맥락의 측면, 당악을 비롯한 외래 음악이나 공연과의 연계에서 이루어지는 상호 텍스트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비로소 그 본질은 분명히 드러날 것입니다. 악장에 관한 책은 다시 내지 않더라도 기회 있을 때마다 논문이나 발표문 등을 통해 이 문제만은 더 심도 있게 규명해볼 생각입니다.

 

악장의 존재를 인지하기 시작한 초기에 비해 지금은 좀 나아졌습니다만, 그래도 악장에 대한 폄하의 분위기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동동>이 조선조 <<악학궤범>> 아박정재의 창사[혹은 악장]로 기록되어 있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고려의 시대정치문화적 맥락으로만 재단하려는 관성이 바뀌지 않고 있는 점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고려사 악지>>를 비롯한 몇 기록들에 간단히 기록된 동동관련 언급이 학자들의 생각을 아직도 지배하고 있는 점으로도 분명해지는 문제입니다. ‘동동이란 노래가 고려 궁중에 수용되어 속악정재라는 무대예술로 꾸며질 때 이미 존재하던 당악정재들의 양식이 그 표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처음부터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動動之戱 多有頌禱之詞 盖效仙語而爲之 然詞俚不載라는 말에서 선어(仙語)’란 말을 엉뚱하게 해석해온 것을 그 분명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헌선도(獻仙桃), 수연장(壽延長), 오양선(五羊仙) 등 당시에 성행하던 당악정재들 속의 선모(仙母)를 비롯한 신선(神仙)들이 잔치 자리의 좌상객인 임금에게 바치던 송도(頌禱)의 말이 바로 선어’[신선의 말’]이었음을 몰랐던 것입니다. 말하자면 당시 조성되어 있던 상호 텍스트적 상황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해프닝이었습니다. 원천적으로 고려노래의 정체는 대부분 궁중의 음악에 쓰이던 악장들이었다는 점과, 조선조 악장의 모범적 선례가 고려의 악장이었다는 점만 인지했다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이 경우는 악장 연구로 얻을 수 있는 단편적 소득에 불과합니다만, 연구하기에 따라서는 앞으로 이것 말고도 다른 많은 것들이 밝혀지리라 봅니다.

참고로 이번에 출간된 책의 목차를 이곳에 들어놓겠습니다.

 

1부 총서: 지속과 변이의 원리, 그 구현체로서의 조선조 악장을 바라보며

. 계승과 극복 대상으로서의 고려악장

. 조선조 악장에 나타나는 지속과 변이의 양상

. 전환의 양상: 포괄화추상화에서 구체화로

. 앞 시대 유산의 포용과 새로운 정체성의 추구

 

2부 아악악장: 텍스트 및 주제의식의 중세적 관습성

왕조와 통치이념의 정당성, 제례악장의 모범적 선례: <문선왕 악장>

. 석전과 <문선왕 악장>

. <문선왕 악장>의 원형과 수용과정

. <문선왕 악장>과 조선조 아악악장의 형성

. <문선왕 악장>의 악장사적 위상

. <문선왕 악장>과 제례악장의 중세적 보편성

 

왕조 존립과 영속의 당위성 및 자신감: <사직악장>

. 사직제의 위치

. <사직악장>의 텍스트 양상과 내용

. 악장제작의 관습과 <사직악장>의 위상

. <사직악장>의 중세적 보편성과 특수성

 

먹거리의 풍요에 대한 기원과 애민의식: <선농악장>

. 선농과 선농제

. <선농악장>의 텍스트와 주제의식

. <친경악장>의 텍스트와 주제의식

. 악장사적 위상

. <선농악장><친경악장>의 중세적 보편성

 

입을 것의 풍요에 대한 기원과 애민의식: <선잠악장>

. 선잠제와 <선잠악장>

. 선잠제 전통의 정착과 의미

. <선잠악장>의 텍스트 양상과 주제의식

. 악장사적 위상

. <선잠악장>의 중세적 보편성

 

우순풍조를 통한 백성들의 안녕과 풍요 기원: <풍운뇌우 악장>

. 풍운뇌우 제의와 <풍운뇌우 악장>

. 풍운뇌우 제의의 전통과 정착과정

. 풍운뇌우 악장의 텍스트 양상 및 내용

. 변계량 악장의 變改 문제

. <풍운뇌우 악장>과 중앙집권적 통치철학

 

3부 향당악악장: 텍스트 및 주제의식의 실험성과 조선조 악장의 독자성

 

천명에 의한 개국의 업적 찬양, 왕조의 무궁함 기원: <문소전 악장>

. 문소전 제례와 <문소전 악장>

. <문소전 악장>의 문헌적 양상 및 내용의 짜임

. 악장사적 위상

. <문소전 악장>과 정격 악장의 맥

 

왕조의 문화적 자부심과 독자적 미학의 발현: <석전음복연악장>

. 석전제와 음복연

. ‘신찬 등가악장의 내용적 짜임과 주제의식

. 악장 제작의 방법 및 시가문학사적 의의

. <석전음복연악장>의 독자성과 문화적 자부심

 

창업과 수성, 경천근민의 이상적 치도: <창수지곡><경근지곡>

. 제례 속의 음복연 절차와 두 노래

. 두 작품의 내용 및 악장사적 위상

. 제작상황

. <용비어천가>의 제작원리와 <창수지곡><경근지곡>

 

새 장르의 노래를 통한 합리적 생활윤리의 제시: <오륜가>

. 궁중악장 <오륜가>

. <오륜가>의 존재양상 및 의미

. <오륜가> 작자 및 창작 토양으로서의 시대 상황

. <오륜가), 지배이데올로기의 경기체가 식 표출

 

여민동락감응형통취포절제경천근민의 가르침: 봉래의 악장

. 조선조 최대의 창작악무 봉래의, 그리고 <용비어천가>

. 악무 명칭의 문헌적 근거와 악장 내용의 상관성

. 봉래의 악장에 아로새긴 세종의 철학, 왕조의 이상

 

제왕의 통치이념을 선양한 언어구조물: 봉래의 진퇴구호

. 퇴구호와 악장

. 봉래의 진퇴구호와 악장의 의미적 상동성

. 봉래의 진퇴구호의 텍스트 양상과 주제의식

. 봉래의 악장의 주제의식과 진퇴구호

 

4부 다른 각도에서 본 조선조 악장의 본질적 속성

 

정재 악장에서 확인되는 송도 모티프와 선계 이미지의 연원 및 지속양상

. 궁중악장과 콘텍스트로서의 송도 문화 및 선계 이미지

. 송도 모티프의 초기 양상

. 송도 모티프의 지속 및 확산과 문화적 의미

. 조선조 후기 창작 정재들과 선계 이미지의 변주

. 정재 및 정재 악장의 선계 이미지, 그 지속과 변이의 문화적 의미

 

시조와 궁중악장의 관계

. 악장과 시조가 공존하던 시공, 조선조

. 악장과 시조의 연계, 그 외연과 내포

. 악장과 시조, 새로운 관계 설정의 가능성

 

북한문학사와 악장

. 악장에 대한 일반적 관점과 북한문학사

. 북한문학사의 악장관

. 악장을 왜곡시킨 북한문학사의 이념적 경직성

 

고전시가교육과 조선조 고려속가 악장의 텍스트 및 콘텍스트: <동동> 지도론

. 고전시가와 고전교육, 그리고 악장

. 교육과정과 고전시가교육의 현실

. ‘동동의 속성 및 환경

. 고전시가 교육과 복합 텍스트로서의 궁중악장

 

5부 총결: 악장에 그려진 왕조의 이상과 현실, 그 거리를 음미하며

 

 

강호 고사(高士)들의 지도와 편달, 부탁드립니다.

 

2014. 7. 31.

 

백규

Posted by ki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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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09. 1. 1. 09:11
새해 인사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과 평화가 깃드시길 빕니다. 우리는 지난 해 나라 안팎으로 많은 문제들을 겪었습니다. 희망 대신 불안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발전의 역사’였다고 보는 것이 제 관점입니다. 작게 보면 퇴보 같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진보나 발전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은 좀 더 큰 걸음을 내딛기 위한 시련, 혹은 신의 섭리(攝理) 쯤으로 해석하는 게 어떨까요? 우리의 자만과 과욕을 다스려 좀 더 겸허해지라는 절대자의 깊으신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크게 나쁘지는 않겠지요. 따라서 우리가 힘만 합친다면 그런 어려움들은 곧 극복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지난 해 저는 나름대로 동분서주, 바쁘게 지냈습니다. 강의와 연구는 교수의 일상이니 그렇다 치고, 한국문예연구소를 어떻게 하면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부심하며 지낸 한 해였습니다. 연구소 이름으로 두 건의 국제학술대회를 가졌고, 3건의 국내 학술대회를 열었으며, 두 권의 학술지와 4건의 학술총서를 펴냈습니다. 그리고 학술총서 1, 2, 3이 나란히 문화관광부와 대한민국 학술원으로부터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한국학술진흥재단, 동북아역사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고창오씨종친회, 한국어문회 등으로부터 2억에 가까운 수주액(受注額)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심양항공대학과 저희 연구소가 ‘중한문화연구소와 한국어교육원’을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와 협정서를 교환한 것은 대외 활동의 중요한 개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0편의 논문과 평론을 발표했고, 정영문 박사, 신춘호 선생 등과 『조선통신사 사행록 연구총서』13권을 펴냈습니다. 학술목적으로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을 다녀오면서 그간 넓히지 못한 안목의 협소함을 탄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저의 1년은 ‘깨달음과 얻음’으로 집약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 깨달음과 얻음은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쓰일 때만 의미를 가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올 한 해 제 개인적인 연구 활동의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대내외적으로 연구소의 위상을 안정시키기 위해 진력할 생각입니다. 2건의 국제학술대회와 2~3건의 국내학술대회, 4~5차례의 집담, 2차례의 학술지 발간, 4~5건의 학술총서 발간, 2~3억의 수주액 등은 새해에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치입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소의 신념이란 무엇일까요?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갈 길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 우직하게 가다보면 언젠가는 도달하게 된다는 믿음만이 캄캄한 밤길을 가는 우리의 유일한 등대가 아닐까요?
내 어린 시절 시골에서 함께 했던 암소 누렁이와의 추억을 1년 내내 화두(話頭)로 틀고 앉아 끝이 보이지 않는 먼 길을 떠나고자 합니다. 백규서옥을 찾아주시는 여러분도 고개 넘어 들판 건너 장에 가는 마음으로 저와 함께 먼 길을 떠나보십시다. 장에서 가서 볼 일이야 각자 다르겠지만, 가는 길에 길동무가 될 수는 있겠지요.
부디 올 한 해 건강하시고, 댁내 두루 행복하시길 빕니다.

    2008년 새해 첫날  

      백규 드림
Posted by ki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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