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2016. 6. 18. 05:49

숭실대학교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 2016년도 제2회 전국학술대회
- 한국문예에 관여한 <<시경>>의 텍스트와 콘텍스트 -

 



  주제: 한국문예에 관여한 <<시경>>의 텍스트와 콘텍스트
  일시: 2016년 6월 18일(토) 13:00~18:00
  장소: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센터 311호

 



                                                                            사회: 정영문(숭실대)


  13:00~13:20  개회사: 조규익(숭실대학교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 소장)


  13:20~13:50  송지원(서울대)  조선조 음악의 <<시경>> 수용 양상

                                                                        

                                                                                    토론 김수연(한중연)


  13:50~14:20  양훈식(숭실대) <<시경>>에 나타난 민중의식의 본질

      
                                                                                   토론 최연(중국 노동대)


  14:20~14:30                   휴식


  14:30~15:00  홍유빈(고려대) 다산의 시경학을 통해 본 조선조 후기 <<시경>> 인식의
                                        양상


                                                                             토론 윤세형(숭실대)


  15:00~15:30  김수경(계명대) 한국 한문학에서의 <<시경>> 표현 운용 양상에 대한 유
                                        형적 접근

  
                                                                             토론 김성훈(숭실대)


 

  15:50 ~16:20  정상홍(동양대) <<시경>>을 통해 본 '상고시가'의 발생적 기반


                                                                              토론 조규백(한국외대)


  16:20~16:50  조규익(숭실대) 조선조 원구악장의 텍스트 양상과 의미


                                                                              토론 구사회(선문대)


  16:50~17:00                     휴식 및 정리


 

  17:00~18:00   종합토론  좌장: 김종성(숭실대)  

Posted by kicho
글 - 칼럼/단상2016. 4. 23. 17:37

고서(古書)의 마력(魔力), 인산(印山) 박순호 선생의 힘!

 

 

 

선생 댁 거실에서

 

 

 

선생댁 거실에서

 

 

 

선생댁 거실에서 양훈식, 선생, 백규

 

 

 

인터넷 서핑 중 소설가 김주영 선생의 글(<훔친 책 몰래 보관하기>)을 접했다. 책배 곯으며 고생해온 그분의 어린 시절이 어쩜 그리도 나와 똑 같을까? 놀라운 일이었다. 고희를 훨씬 넘기신 그 분과 나의 시차를 생각하며, 내가 겪은 책 굶주림이야말로 세대를 초월하는 비극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내게는 그 분이 고백한 책 도둑의 과거는 없으니, 책에 관한 절실함에서 내가 몇 수 정도 뒤진다고 할 수 있으리라.

 

그 때문인가. 나는 지금도 책에 관해서라면 사족을 못 쓴다. 아직도 책배 곯던 시절의 궁핍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책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귀가 쫑긋해지고, 지방에 가서도 그곳 대학 도서관의 장서나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고서점의 서가가 무척 궁금해진다. 해외에 나가서도 서점들이나 대학 도서관에서 눈에 번쩍 불이 나는 경험을 하는 건 마찬가지다. 늘 지방의 고서점과 고서 탐색 대열에서 만난 몇몇 동지들이 눈에 어른거리기도 하고, 그런 이유로 훌쩍 지방행에 나서는 경우도 더러 있다. 가끔은 꼭꼭 숨겨놓은 몇 권의 고서들을 어루만지면서 한 자 한 자 써나간 책 주인의 정성을 느껴보기도 한다.

 

사실 고서이든 신간이든 내겐 모두 보물이다. 잘 만들어진 신간은 독서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세월이 흐르면 고서가 될 것이고, 후손들도 나처럼 그 책들을 어루만지며 깊은 상념에 빠져들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내가 지은 책들은 아낌없이 나눠주지만, 내가 마음먹고 사 모은 남의 책들은 선뜻 주지 못한다. 그런 마음과 자세로 40여년의 세월을 버텨오는 중이다. 그러다가 뵙게 된 분이 원광대 명예교수이신 인산(印山) 박순호 선생이다.

 

대학원 재학 시절, 거질(巨帙)로 영인 출간된 <<한글 필사본 고소설 자료총서>>를 보며 인산 선생의 자료실이 궁금했고, 후학들에 대한 칭찬에 엄격하시던 나손 선생조차 인산 선생에 대해서만큼은 찬사를 아끼지 않으시는 이유 또한 늘 궁금했다. 풀리지 않는 궁금증을 안고 부초처럼 강호를 떠돌다가 21세기에 들어서고 나서야 선생을 면전에서 뵙게 된 것이다. <거창가>에 빠져 지내던 무렵 당신이 소장하고 계시던 이본들을 수차에 걸쳐 보내주셨고, 그 덕에 저서 <<봉건시대 민중의 저항과 고발문학 거창가>>는 크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 후로도 가끔씩 몸소 전화를 주시며 새로운 자료에 갈급하던 내게 중요한 귀띔과 격려를 건네곤 하셨다. 직접 찾아뵙고 자료를 받겠노라는 내 간청을 바쁜 데 그럴 필요 없다고 번번이 단칼에 자르시며 우편이나 인편을 통해 보내주시는 것이었다. 그저 감사의 편지나 전화로, 출간된 책이나 논문으로, 송구스런 마음을 표할 뿐이었다.

 

언젠가 인편에 보내주신 <궁즁도회가>를 분석하여 <<국어국문학>>(157)에 발표했는데, 그것을 보시고 매우 기뻐하시며 전화를 주신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후 보내주신 10여 종의 <한양가> 이본들을 나와 내 문하생 5명이 함께 달려들어 분석연구하여 공저 <<박순호 소장본 한양가 연구>>(한국문예연구소 학술총서 43/조규익정영문김성훈서지원윤세형양훈식/학고방)를 출간했다. 그 직전에는 연구소 주최로 한국문예에 반영된 서울의 형상이란 주제의 전국 학술발표대회를 갖고, 그 자리에 인산 선생을 모셔 고문헌 탐색의 길에 만난 <한양가>”라는 발제 강연을 부탁드리기도 했다. 극도로 가난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시면서 울컥 눈물을 삼키시던 선생의 당시 모습이 내 마음에도 충격으로 다가와 눈시울이 뜨거워진 것은 선생의 가난과 내 가난이 순간적으로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선생은 최근 많은 자료들을 한글박물관을 비롯한 공공기관에 넘기심으로써, 좀 더 많은 학자들이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평소의 도타운 뜻을 실현하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엄청난 자료들이 서고에 그득하시니, 그 점이야말로 민속학자와 서지학자로서 학계에 기여해 오신 선생의 생애가 남들이 추종하기 어려운 넓이와 깊이를 갖추고 계시다는 방증이 아닌가.

 

최근 찾아뵙기를 간청하여 처음으로 허락을 받았고, 차를 몰고 내려 가 뵌 것이 지난 주말이다. 도착해보니, 놀랍도록 해박하시며 열정적인 신선한 분이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책들의 숲에 조용히 앉아 계셨다! 선생의 장서들 가운데 가장 애착을 갖고 계신 고려조의 불서(佛書) 세 권을 황감한 마음으로 친견했고, 보물급의 회화작품들로 오랜만에 안구(眼球)를 세정(洗淨)할 수 있었으며, 각종 필사본들과 두루마리 가사들에 손때를 묻혀보는 호사도 누렸다. 그보다 감격스러운 사실은 선생께서 몸소 귀한 자료들을 한 보따리나 챙겨 주신 점이다. 물론 그거야말로 내 둔한 머리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이자 마음의 짐이지만, 어쩌랴. 학자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다니면서 달라붙어 씨름해야 할 화두(話頭)’ 한 자락 없다면, 그 또한 한심한 일 아닌가.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을 갖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사실 나로서는 선생의 깊은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과연 나라면 고색창연한 옛 문헌들을 자식에겐들 선뜻 맡길 수 있을까. 일생 손때 묻혀가며 애장해오시던 필사본들을 연구 자료로 기꺼이 내어주시는 선생의 깊은 뜻은 무엇이며, 나는 그 뜻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텍스트로부터 의미를 찾아내고 해석하는 작업 못지않게 난해한 또 다른 과제까지 안게 된 것이다. 그 옛날 누군가가 힘들여 써놓은 것들이 수백 년 풍우(風雨)와 수화(水火)의 고비들을 넘은 뒤 불쏘시개나 벽지, 아니면 종이공예의 재료로 망가지지 않은 채 학자들의 손에 오롯이 들어오게 된 것은 과연 누구의 공인가. 선생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석박사논문과 저서를 쓴 수십 명의 학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영인으로 발간된 자료들로부터 혜택을 받은 수백, 수천 명의 학인들을 생각하면, 선생이야말로 우리나라 국문학계를 실질적으로 견인해 오신 주인공 아닌가.

 

아직도 유년 시절의 책 굶주림을 해결하지 못한 내 입장에서 스러지지 않는 책 욕심땅보다 두껍다’. 게다가 그 외경(畏敬)’^^의 영역인 고서에까지 욕심을 내게 되었으니, 욕망의 끝을 헤아리기 어려운 게 사실인 모양이다. 누구는 최신판으로 활자화된 자료를 갖고 논문 쓰는 학자들이 대부분인 우리 학계가 한심할 정도로 천박하다고 개탄한다. 원본의 글자를 잘못 읽어 오류를 범한 책들이 부지기수임을 감안하면, 그런 비판도 아주 근거 없는 건 아니다. 사실 원본을 최신 활자로 정확하게 옮겨주기라도 한다면, 비록 소수만이 원본을 접할지언정 그나마 학계의 장래를 위해 다행한 일 아닌가. 이처럼 국문학계를 천박성의 나락에서 건져 주신 셈이니, 선생의 걸어오신 생애와 이루신 업적이 더욱 빛나고 그 빛은 앞으로도 영속되리라 느껴지는 순간이다.

 

 

<<구운몽>>

 

 

 

두루마리 규방가사들

 

 

 

두루마리를 펼친 가사작품

 

 

 

한국에서 가장 오래 전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서

 

 

 

규방가사 <부여행신젼>

 

 

 

<궁즁도회가> 연구논문

 

 

 

박순호 본 <거창가> 소개부분

 

 

 

<<거창가>>

 

 

 

<<한양가 연구>>

 

Posted by kicho
알림2015. 3. 6. 15:52

 

 

 

 

 

대학생들에게 한자와 한문을 가르칠 목적으로 <<21세기 교양인을 위한 한자와 한문>>이란 책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글자<단어<문장'으로의 단계별 교육내용을 담았고, 실습을 통해 매 단계의 배움을 체화(體化)시켜 나가려는 의도를 담았습니다. 그 뿐 아니라 풍부한 부록[간지/병첩한자/24절기/연령 한자어/세시풍속/차례상 진설용어/궁궐/사대문/전국행정구역/숫자/영수증과 차용증서/대한민국 성씨/기후/신체부위 명칭/구용 구사/호칭에 관한 한자/한중일 한자(3500자) 훈음(訓音)]을 붙여 일반인들도 생활 속의 참고서로 활용할 수 있게 꾸며보았습니다. 학교의 교육현장이나 일상생활에서 많이 활용될 수 있길 바랍니다.

태학사, 2015. 2. 26. 값 13,000원 

 

 

 

 

참고로 아래쪽에 이 책의 의미를 압축하고 있는 머리말을 들어 놓겠습니다.

 

 

머리말

 

 

지식과 정보의 양이 매순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그 소멸 속도 역시 따라잡기 어려운, 이른바 지식기반 정보화 사회의 한복판에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왜 우리는 구시대의 유물로 여겨지는 한자나 한문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한자나 한문이 지닌 지식 생산과 저장의 기능은 놀랍다. 한자나 한문은 우리네 사유의 기반으로 수천 년간 지속되면서 지혜의 두께와 폭을 늘여왔다. 아무리 첨단의 지식과 정보가 넘쳐도 한자나 한문을 모르고서는 인간의 내면과 세상 변화의 이치를 깨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자와 한문은 우리 민족이 수천 년 동안 사용해온 표기체계다. 그러나 지배계층의 독점욕과 교육기회의 불평등으로 대다수 민중은 상당기간 한자와 한문으로부터 먼 거리에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한자와 한문이 조성한 사유체계로부터 한순간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식기반 정보화 사회의 선두에 서려면 한자와 한문이 지닌 지식 생산과 저장의 원리를 체득해야 한다. ‘중국의 한자나 한문을 배우고 가르치려는 게 아니다. 수천 년간 우리 민족이 써왔고, 동아시아인들이 써온 표기체계의 한 축을 익히려는 것이다. 그걸 가르치는 것은 지식정보의 고속도로를 달리는젊은 세대에게 고성능 엔진을 하나 더 달아주는 일이다.

 

다년간 강단에서 한자와 한문을 지도해온 젊은 학인들[정영문 박사서지원 박사김성훈 박사윤세형 선생양훈식 선생]이 함께 엮어서 더 의미가 크다. 가르치는 자의 욕심을 적절히 깎아내고 배우는 자의 고단함을 헤아려, 아담하게 만들어낸 책이 더욱 아름답다.

 

 

을미년 새봄

 

조규익

Posted by kicho
알림2015. 2. 3. 14:08

한국문예연구소 2015년도 상반기 전국학술발표대회 안내

 

 

 

 

 

안녕하신지요?

을미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저희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는 작년 여러 권의 학술총서들을 발간했고, 논문집 <<한국문학과 예술>>이 한국연구재단의 등재(후보)지로 승격되었으며, 연구소의 과제[용비어천가와 악무 <봉래의>의 복원과 문화코드 탐색]2014년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 '인문사회 우수성과'로 선발돼 표창을 받은바 있습니다. 연구소의 발전을 위해 힘써 주시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저희들은 다음과 같이 17세기 연행록을 중심으로 2015년도 상반기 전국학술발표대회를 갖고자 합니다. 많이들 참석하시어 경청해 주시고, 고견을 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추운 겨울, 특별히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한국문예연구소 드림

 

 

학술대회 안내

 

일시 : 201526일 금요일 오후 1~오후 530

장소 : 숭실대학교 벤처관 311

주최 :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사회 : 허명숙(숭실대)

 

13:10~13:50 17세기 사행록의 연구현황과 전망

발표 : 정영문(숭실대)

토론 : 박성순(동국대)

 

13:50~14:30 17세기 초 사행록 서술의 양상

발표 : 김지현(한중연)

토론 : 김동석(성균관대)

14:30~15:10 17세기 초 사행록에 나타난 조선 지식인의 대외인식

- 정두원의 [조천기지도]를 중심으로

발표 : 서지원(숭실대)

토론 : 신춘호(방송통신대학 TV)

 

15:10~15:20 중간휴식

 

15:20~16:00 17세기 명청교체와 대중국사행의 변화

발표 : 김경록(전쟁기념관)

토론 : 황민호(숭실대)

 

16:00~16:40 17세기 초 사행록에 나타난 중화질서의 혼란양상

발표 : 윤세형(서일대)

토론 : 양훈식(숭실대)

 

16:40~16:20 휴식 및 회의장 정리

 

16:20~17:30 종합토론

좌장 : 조규익(숭실대)

 

오시는 길

 

지하철 : 7호선 숭실대학교 입구(살피재)3번 출구

용산역 택시 : 15

버스 : 신용산역 이동(4분 소요) 후에 501, 506, 750A, 750B, 751 승차, 26

노들 역 택시 : 8

버스 : 노들역에서 501, 752, 5517, 751, 501 승차, 20

 

Posted by kicho
글 - 칼럼/단상2014. 6. 14. 16:55

 


이명재 교수

 

 


최미정 박사

 

 


김낙현 박사

 

 


전영선 박사


 


이한창 교수

 

 

 

한국문예연구소 2014년도 전반기 학술발표대회를 마치고

 

 

 

 

학술발표회를 기획하고 주최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예산 확보나 발표자 및 토론자 섭외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장 어렵고 신경 쓰이는 일은 사람들의 무관심과 도외시다. 적지 않은 돈과 신경을 써서 잔치를 벌여 놓고도 손님이 없어 텅 빈 좌석을 망연히 바라만 보아야 하는 주최 측으로서는 괴롭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여 발표논문을 작성해온 발표자들에게 인사가 아닌 것 같아 좌불안석이다. 물론 발표자들이라고 그런 현실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들 역시 학술발표회를 기획하고 주최하는 당사자들이자 그런 참상에 대하여 ‘동병상련(同病相憐)’하는 이웃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주인의 입장에서 겪어야 하는 미안함과 민망함은 말로 표현할 도리가 없다. 그래서 내 또래의 학자들이 만나면, 이제 ‘학술발표대회는 더 이상 열지 말아야 할까보다’라는 푸념을 늘어놓기 일쑤다. 후학들이 더 이상 자신의 선생 혹은 몇몇 선배들을 제외한 남의 논문과 책을 읽거나 인용하려 들지 않는 시대가 되었으니, 남의 학술발표회에 자발적으로 참석하기를 바라는 일이야말로 과람(過濫)한 기대라 할 것이다.

 

***

 

“해외 한인문학의 현주소”라는 타이틀 아래 그 분야의 고수들을 모신 덕이었을까. 그럭저럭 학술발표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정년 이후 지금까지 현대문학의 비평과 해외 한인 문학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이명재 교수[중앙대]가 ‘유럽지역의 한인 한글문단’을, 10여년을 미국에 살면서 직접 한인 시인들을 만나면서 연구를 해온 최미정 박사[성서대]가 ‘재미 한인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현장을 바탕으로 하는 예리한 분석력을 구사하는 김낙현 박사[중앙대]가 ‘구소련 고려인 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북한문학의 탁월한 전문가 전영선 박사[건국대]가 ‘북한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관록과 끈기의 노학자 이한창 교수[전북대]가 ‘재일 한인문학의 연구현황과 과제’를 각각 발표했고, 유선모 교수[경기대], 강진구 박사[중앙대], 김성수 박사[성균관대], 허명숙 박사[숭실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토론도 이어졌다.

 

***

 

현재 7백만의 한인들이 해외에 나가 있다. 남북한 합친 인구를 7천만으로 잡을 때 10%가 넘는 인구요, 남한 인구 5천만의 14%에 해당하는 인구다. 그렇게 많은 한인들이 해외에서 문학을 창작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해나갈 것이다. 문제는 ‘한글문학’의 지속성이다. 해외 한인 3세만 되면 언어나 정서의 면에서 완전히 현지인으로 바뀌게 되는데, 우리말이나 글을 잃어버린(잊어버린) 상태에서 더 이상 우리 문학이 산출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해외 한인 한글문학의 ‘내일’은 어둡다는 것이 대체적으로 일치를 본 견해였다. <<고려문학>>처럼 문학저널을 우리나라에서 발간함으로써 국내와 현지의 문인들을 결부시켜 현지인 문학을 유지하려는 방법도 있긴 하다. 그러나 그 방법으로 시들어가는 현지인 문학을 잠시 부축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이와 관련 카자흐스탄의 탁월한 극작가 한진은 일찍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 우리 문단[*고려인 문단: 인용자 주]은 풍전등화의 처지이다. 우리말[*고려말, 즉 한국말: 인용자 주]로 쓴 작품을 읽을 수 있는 독자들도 거진 없다싶이 하지만 우리말로 글을 쓰는 작가들도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정도이다. 그러니 재쏘고려인문학의 존재에 대해서 말하기조차 거북한 일이다. 우리말을 부흥시키기 전에는 우리 문학을 부흥시킬 수 없다는 것은 뻔한 상식일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 와서 재쏘동포들 사이에서는 우리말을 배우려는 열성이 높아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젊은이들 속에서 우리말로 문학작품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나오리라고는 기대하기 힘들다. 문학작품을 쓸 수 있는 말은 적어도 어머니의 젖과 함께 몸과 넋에 배인 말이야 한다고 나는 믿고 있다. 그러나 지금 어린애에게 젖을 물리는 그 어머니들도 우리말을 모른다. 이렇게 자꾸 캐여보면 암담하기만 하다.(…)한글문학의 전공시기를 메울 문학은 제 생각에는 아마 로씨야어로 쓴 우리 고려인 작가들의 문학일 것이다. 다행히 지금 우리 문단에는 로씨야말로 글을 쓰는 재간 있고 전망이 있는 신예작가들이 있다. 그들의 작품은 오라지 않아 널리 알려지게 될 것이다. 쏘련에서도 중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또 조국 본토에서도 우리말로 쓰지 않은 작품이 조선-한국문학이냐 아니냐 하는 론쟁이 많이 벌어졌고 또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처한 립장에서 볼 때 아직은 우리 고려인 작가들이 고려인들의 생활을 묘사한 작품은 범민족문학권에 포괄하는 것이 선책이라고 생각한다. 될 수 있는 대로 이 진공시기가 짧고 하루 빨리 우리말 문학이 부흥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 말이 3, 40년 전에 한진이 진단한 ‘고려인 문단’의 현실이고 보면, 지금 고려인 문단이나 그와 유사한 수준의 다른 지역 한인들의 문단은 거의 완벽하게 붕괴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왕성하게 이민을 떠나는 미국의 경우라면, 한인문학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새로 태어나는 ‘한국계 미국인’들은 영어로, 한인 1, 2세들은 한국어로 문학창작을 지속함으로써 ‘미국 내 한국문학의 맥’은 이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진의 말대로 러시아어로 창작하는 고려인들에 의해 ‘고려인 문학의 맥’은 이어질 수 있겠지만, 그것은 그대로 ‘러시아문학’일 뿐 ‘한국문학’은 아니라는 데 우리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해외 한인들의 자손을 우리나라에 데려와 우리 말 교육을 시키는 방안도 있겠지만, 그 역시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일 터. 해외 한인공동체가 건실하게 성장하고, 그런 공동체들을 바탕으로 한국어와 현지어가 함께 구사되기 전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말하자면 한국어와 현지어를 사용하는 세대들이 공존하거나, 이중어를 사용하는 후속 세대들이 늘어날 때 ‘한국어문학’과 ‘현지어문학’의 병행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의 국력도 해외 한인들의 정치ㆍ경제적 지위나 민족의식도 다 함께 높아져야 그런 일이 가능해질 것은 당연하다.

그런 차원에서, 앞으로 ‘해외 한인문학의 연구’는 ‘해외 한인문학 지속의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 학술토론의 주된 논점이었다.

 

 

 

 

 
                                                        유선모 교수

 

 



                                                       강진구 박사

                                              



                                            사회를 보는 윤세형 선생

 

 



                                             토론 마무리 멘트-조규익

 

Posted by kicho
알림2013. 7. 13. 15:08

 

 

 

  
   <공저자들: 좌로부터 정영문, 김성훈, 조규익, 윤세형, 서지원, 양훈식>

 

 

조규익 교수(숭실대)와 정영문⋅김성훈⋅서지원⋅윤세형⋅양훈식 등 6인의 학자들은 최근 <<한양가 연구>>(학고방)를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학술총서 43으로 출간했다.

 

구한말의 대표적 장편가사인 <한양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 <<한양가 연구>>다. 조 교수를 비롯한 공저자들은 모두 숭실의 학인들로서 박순호본 <한양가>를 텍스트로 삼아 상당 기간 함께 토론해 왔고, 그 결과를 묶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본문[‘<한양가>의 이본들’(정영문)/‘<한양가>와 삽입한시’(윤세형)/‘<한양가>의 특수 이본 <궁즁도회가>’(조규익)/‘<한양가>에 나타난 고종조의 역사의식’(서지원)/‘<한양가>의 윤리담론’(양훈식)/‘<한양가> 연구동향’(김성훈)]과 <한양가> 원문 및 영인 등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양가>는 당시 이름을 알 수 없는 지식인이 각 조대(祖代)의 부정적 사실(史實)들로부터 조선조 망국의 원인을 진단한, 대표적 영사가사(詠史歌辭)인데, 당대 지식계층의 역사관과 가사문학의 효용성 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한양가>를 대상으로 이본이나 주제의식, 연구동향 등을 분석하여 종합해 놓은 최초의 업적이라 할 수 있다.

Posted by ki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