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소식2015.07.03 11:59

 

 

 

 

 

 

 

 

지난 몇 년 간 악장문학과 해외 한인문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하는 틈틈이 북한에서 나온 문학사들을 읽어 왔습니다. 그리고 간간이 그에 관한 제 생각들을 정리하게 되었고, 그 가운데 고전시가들을 중심으로 몇 편의 논문들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강조한 것처럼 북한사람들 특히 학자들의 생각이 너무나 경직되어 가뭄에 실개천 마르듯문학작품의 분석이나 해석에서는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른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나 주체적 사실주의만으로 무궁무진한 문학작품의 이면적 의미를 퍼 올리기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들 사유(思惟)의 정형성은 침대에 키를 맞추어 발을 잘라내던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몇 종 되지도 않지만, 그들의 문학사를 다 읽고 더 많은 글을 쓰다가는 수많은 동어반복(同語反覆)’의 함정에 빠질지 모르겠다는 우려 때문에, 당분간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제 사유의 또 다른 틀이 생성되어 이전에 보이지 않던 그들 문학사의 이면적 의미들이 보일 때쯤 다시 쟁기를 들고 나설 생각입니다.

 

여기에 이 책의 머리말을 이곳에 옮겨 놓습니다.

 

 

머리말

 

남북한은 말과 글자, 그리고 역사를 공유한다. 그래서 이 땅의 단일민족은 역사공동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단과 이질화의 세월이 길어지면서 역사 또한 양분되고 말았다. 민족에게 남겨진 역사적 사실들은 하나이되, 그에 대한 해석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런 남북한 역사 이질화의 근원은 이념이다. 처음에 통치이념으로 사회주의를 받아들인 북한은 한 발 더 나아가 주체사상을 만들었고, 그로 인해 역사의 이질화는 더욱 심화되었다.

 

북한에서 이른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나 주체적 사실주의의 잣대는 그런 것들이 없던 시기의 옛 문학이나 지금의 창작문학에 가리지 않고 적용되었다. 옛 문학에 대해서는 해석의 도구로, 지금의 문학에 대해서는 창작과 비평의 원리로! ‘김일성의 교시’, ‘김정일의 지적과 함께 제시된 것이 강령으로서의 사회주의 미학 혹은 주체미학이었다. 문학작품이든 문학사이든 획일화의 감옥에 가둬버린 것이다.

 

우리 고전시가를 통해 그 실상의 일부나마 확인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이 이 글이고, 일부 학자들이 고창해 온 통일문학사의 서술이 허구라는 점도 이 공부를 통해 얻은 결론이다. 북한의 문학사()를 이 땅의 다수 문학사들 가운데 하나로 취급해주면 될 일이지, 다양성을 추구해온 남한의 문학사들까지 굳이 주체미학의 형틀에 묶인 북한식 문학사로 획일화시킬 필요야 있겠는가.

 

문학사에도 시대의 소임이 주어진다. 시대정신이나 미학을 벗어나기 힘든 것이 문학사라는 뜻이다. 각자 자기 시대의 목소리로 해석한 문학사를 읽으려 하기 때문이다. 통일 후 문학사 아카이브에는 지금까지 쏟아져 나온 남한의 문학사들과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북한의 문학사()가 그들먹하게 들어차겠지만, ‘문학사 서술의 역사를 연구하는 극소수의 학자들이나 그것들을 찾게 될 것이다.

 

책을 멋지게 만들어주신 보고사 김흥국 사장님과 편집부 이순민 선생께 감사드린다. 아울러, 해외에서 학업을 마치고 패기 넘치는 교수로 뉴욕대학(New York University)에 입성한 큰 아이(경현)와 현대건설에서 훌륭한 기업인의 꿈을 키우고 있는 작은 아이(원정)에게 아버지의 마음을 담아 이 책을 건넨다.

 

을미년 한여름

백규서옥 주인

조규익

 

 

 

 

 


북한에서 발간된 <<조선문학사>>

 

 

 


북한에서 발간된 <<조선문학사>>

 

 

 


북한에서 발간된 고전 작품들

 

 

 


북한에서 발간된 고전 작품들

Posted by kicho
출간소식2015.06.25 16:32

 

 

 

 

일을 추진한 지 대략 7~8개월 만에 <<한국문학개론>>(새문사)이 세상에 나왔다. 시대와 학생들이 바뀌었음에도 한국문학계 전반이 시름에 빠져 있기 때문일까. 좀처럼 새로운 한국문학개론이 나올 기미가 없었던 것이 저간의 사정이었다. 이런 갈급(渴急)의 상황에서 이 <<한국문학개론>>이 튀어나온 만큼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

이 책의 출간 의도는 다음과 같은 머리말에 명료하게 드러난다. 그 글을 여기에 붙임으로써 이 책의 특징과 의미를 널리 공유하고자 한다.

 

 

머리말

 

학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국문학개론의 체제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되, 이름을 한국문학개론으로 바꾸고 새 얼굴의 필자들이 참여하여 논조와 방향의 참신함을 추구고자 한다.

 

세상이 급격히 변한다하여 한국문학개론도 그에 따라야 하는 건 아니다. 한국문학에 관한 관점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고, 바꾸는 것이 꼭 지혜로운 일도 아니다. 이 단계에서 체제와 내용 등 모든 것들을 바꾸는 모험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이 책이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 혹은 앞 세대와 뒷 세대의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사실들의 부정확함이나 해석상의 오류들에 대한 수정과 함께 새로운 해석적 견해들을 덧붙임으로써 완성단계의 혁신적 한국문학개론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고 우리는 자부한다. 독자들은 각각의 장르에서 필자들이 말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리라 보는데, 그것이 바로 이 책 소임 중의 큰 부분이다.

 

한국문학 가운데 주로 고전문학을 해석설명해온 것이 한국문학개론의 대체적인 모습이다. 조만간 고전-현대의 시간적 통합이나 남북한-해외한인의 민족 통합을 지향하는 한민족문학개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 것이 우리의 미래지향적 관점이다. 이 책은 그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과도기적 산물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편의상 다음과 같이 16개 분야로 나누어 집필되었다.

 

총론: 조규익(숭실대학교 교수)

고대시가향가: 서철원(서울대학교 교수)

고려속악가사: 허남춘(제주대학교 교수)

경기체가: 최재남(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악장: 조규익(숭실대학교 교수)

시조: 신경숙(한성대학교 교수)

가사: 윤덕진(연세대학교 교수)

민요: 권오경(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무가: 표인주(전남대학교 교수)

신화전설민담: 송효섭(서강대학교 교수)

국문소설: 차충환(경희대학교 교수)

한문소설: 정출헌(부산대학교 교수)

판소리와 창극: 김기형(고려대학교 교수)

전통희곡: 전경욱(고려대학교 교수)

속담수수께끼: 최원오(광주교육대학교 교수)

고수필: 한길연(경북대학교 교수)

한문학: 이종묵(서울대학교 교수)

 

쉽지 않은 주문에도 최고의 글들을 주신 필자 여러분, 학술출판의 외길을 꼿꼿이 걸어가시는 새문사 이규 사장님, 프로의식으로 무장한 편집부원 여러분. 이 분들 덕에 멋진 책이 나왔음을 기뻐하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15. 5. 20.

 

필자들을 대표하여 조규익

Posted by kicho
출간소식2015.01.07 15:22

 

 

 

 

 

 

 

 

세종대왕이 만든 조선조 최고의 악무  봉래의를 복원ㆍ해석  

봉래의에 대한 음악ㆍ문학ㆍ무용의 융합 연구결과를

<<세종대왕의 봉래의, 그 복원과 해석>>으로 출간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저는 을미년 벽두에 문숙희 박사(전 숭실대 한국문예연구소 연구원)손선숙 박사(숭실대 한국문예연구소 연구원) 등과 함께 <<세종대왕의 봉래의(鳳來儀), 그 복원과 해석>>(민속원)숭실대 한국문예연구소 학술총서 47’로 출간했습니다.

 

지난 3년간 3회에 걸쳐 봉래의 복원 공연을 국립국악원의 무대에 올렸고, 그 결과를 DVD로 담아 이 책에 붙여 놓기도 했습니다. 문학 분야인 악장의 연구를 제가 맡았고, 음악을 문숙희 박사가, 무용을 손선숙 박사가 각각 맡았습니다. 제 분야인 악장이야 그다지 보실 만한 건 없으나 음악이나 무용 분야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여 봉래의를 복원한 점은 무엇보다 내놓고 자랑할 만합니다. 이 책을 찬찬이 읽어 보시면 세종대왕이 그리던 새 왕조 조선의 미래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번 연구 작업을 통해 왕조의 미래에 대한 꿈을 엄청난 규모의 예술로 승화시켜 놓은 세종대왕의 능력과 통찰에 새삼 감동하게 되었습니다. 대강의 내용을 추려 아래에 붙여 놓습니다.

 

***

 

‘2014년 한국연구재단 우수 연구 성과로 선정된 바 있는 이 책은 문학음악무용 분야를 전공한 세 저자들이 융합적 시각에서 세종대왕이 지은 조선조 최대 악무(樂舞) 봉래의를 복원하고 해석한 결과물이다. 1443년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창제했고, 그 훈민정음으로 <용비어천가>를 제작하게 했으며, <용비어천가>를 노랫말로 올린 가악의 종합예술체인 봉래의를 몸소 만들었다. 1445(세종 27) 왕명으로 지어올린 <용비어천가>의 일부 가사를 악곡에 올리고 무악(舞樂)으로 구성하여 조선조 후기까지 연행(演行), 조선조 최대의 창작 악무가 바로 봉래의인 것이다.

 

봉래의는 여민락치화평취풍형으로 이루어진 최대 규모의 악무다. <<서경>> <익직(益稷)>으로부터 나온 봉래의란 말은 잘 다스려진 상황을 비유한 표현인데, 태평성대를 찬양하는 노래를 지어 봉황래의(鳳凰來儀)’라는 명칭을 붙인 후대의 관습에서 유래되었다.

여민락(與民樂)’여민동락(與民同樂)’ 혹은 여민해락(與民偕樂)’과 같은 뜻으로 <<맹자>> <양혜왕 장구 하>에 등장하는 여민동락에서 나온 말이다. 임금이 덕을 지닌 경우 징발하지 않아도 백성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임금을 위해 정원을 만들고 그 정원에서 임금이 즐기는 모습을 기뻐한다는 말인데, 그것이 바로 여민동락의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봉래의 악무의 첫 정재를 여민락으로 잡은 세종의 뜻은 하늘의 뜻으로 세운 왕조에서 태평성대를 만들 수 있는 첫 조건이 백성과 함께 즐거움을 누리는 일이라는 점에 있다. <용비어천가>1~4장과 졸장 등 다섯 개의 장을 뽑아서 구성해 놓은 것이 바로 여민락이다.

 

치화평(致和平)’<<주역>> <하경> ‘택산함괘에 대한 정자(程子)의 설명에 등장하는 말로서 천지와 인심의 감통(感通)에 바탕을 둔 조화가 천하태평의 요체임을 보여주는 개념이다. 정자의 설명 가운데 핵심은 천지가 서로 감응하여 만물을 화생하는 이치와 성인이 인심을 감동시켜 화평을 이루는 도를 관찰하면 천지만물의 정을 가히 볼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인심을 감동시켜 화평을 이루는 도그것이 바로 치화평이다. 치화평에서는 <용비어천가> 1~16장과 125장의 국한문 가사들을 악장으로 끌어다 사용했다.

 

취풍형은 <<시경>> <주송> ‘집경13구인 기취기포(旣醉旣飽)’<<주역>> <하경> ‘뇌화풍(雷火豐)’괘에서 따온 개념이다. 취풍형이란 말 속에는 군신이 배불리 취해도 예에 어그러짐이 없음/풍형에도 절제가 있어야 함이란 두 가지의 뜻이 들어 있다. 즉 군신이 태평세월을 구가하고 즐기면서도 예에 어그러지지 않는 절도를 지켜야 하며, 아무리 풍요로워도 그에 지나치게 도취하여 절제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용비어천가> 1~9장 및 125장의 국한문 가사를 악장으로 끌어다 쓴 것이 취풍형의 악장이다.

 

이처럼 봉래의 악무에 들어 있는 세 정재[여민락, 취화평, 취풍형]들은 서로 독자적이면서도 <용비어천가>의 주제로 제시된 경천근민[敬天勤民: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들을 위해 부지런해야 함]’의 행동강령을 공유한다. 말하자면 백성들과 함께 하거나 신하들과 함께 하며, 백성신하와 함께 해도 공통적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후왕들이 경천근민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처럼 여민락치화평취풍형을 종합한 봉래의 악무에는 신하들과 백성들을 상대로 조선왕조 건국의 의의와 육조(六祖)의 시련을 깨우쳐 주고, 후왕들이 나라를 잘 보수(保守)함으로써 왕조가 영속될 수 있도록 하라는 세종의 뜻이 주제의식으로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봉래의 다섯 곡은 전인자 3소박 8박자여민락 2소박 8박자치화평 3소박 4박자취풍형 323 혼소박 6박자후인자 3소박 8박자의 리듬으로 진행된다. 음악의 템포는 노래와 무용 모두를 좌우하기 때문에 가악의 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궁중 정재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또 가사의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템포가 타당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봉래의를 구성하는 여민락치화평취풍형의 본체는 만()()()으로 구분되었고, 여민락과 치화평의 템포는 메트로놈 상으로 유사했고, 취풍형은 이 둘보다 훨씬 빠른 템포로 나타났다. 여민락은 2소박이고 치화평은 3소박이기 때문에 여민락이 치화평보다 조금 더 느리다고 할 수 있다. 여민락치화평취풍형은 각각 길고 복잡한 장단으로 되어 있으나, 이번 복원 공연에서는 긴 장단 속에 세분되어 있는 리듬 단위로 장단을 짧게 단순화하여 연주했다. 그 결과 장고가 음악과 무용을 이끌기에 용이했고 또 액센트가 짧은 주기로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에 음악과 무용에 생동감을 주었다.

 

무용의 경우 확실한 기록이 부족하다는 난점이 있었다. 즉 문헌에는 무기(舞妓)들의 대형 형태, 이동과정, 춤사위 등만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을 뿐, 어느 시점에 어떤 발로 어떤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돌아 어느 위치로 이동해야 하는지 등 실연(實演)에 필요한 내용들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봉래의의 무용을 복원함에 있어서 이런 부분들은 <<악학궤범>>에 수록된 여러 정재들과 정재의 무도(舞圖)들을 통합비교하여 음악과 노래, 무기들의 위치 및 이동 공간 등의 상호 관계를 통해 찾아냈다. 문헌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춤사위는 봉래의 춤 전체의 진행 구조를 통해 찾아냄으로써 봉래의 춤에 통일성을 부여했다. 음악이나 무용도 악장 내용의 전개와 함께 함을 확인했는데, 이렇게 가악으로 임금에게 교훈적인 말을 전달하고자 한 제작 의도는 가악의 융합정신이 봉래의라는 종합예술 속에서 충분히 구현되었음을 보여주는 실례였다.

 

이상과 같이 세 연구자는 음악이 기보되어 있는 <<세종실록악보>>, 춤 순서 및 노래 가사가 기록되어 있는 <<악학궤범>>을 통해 봉래의를 융합적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악에 관련된 여러 전제조건들을 바탕으로 텍스트를 분석하고 해석하여 봉래의의 종합예술체적 성격을 완벽에 가깝도록 복원한 점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고, 그것은 세 차례의 공연을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공연 팸플릿

 

 


세종실록

 

 


세종대왕

 

 


공연에서 세종으로 분장한 배우 정훈씨

 

 


봉래의 공연

 

 


봉래의 공연

 

 


봉래의 공연

 

 


봉래의 공연

 

 


봉래의 공연

 

 


봉래의 공연

 

 


봉래의 공연

 

 


봉래의 공연

 

Posted by kicho
출간소식2013.07.18 15:10

 

 
<2007년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창립 75주년 기념공연 <춘향전>-연합뉴스 2013. 7. 18.>>


<최근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에서 공연된 <춘향전>의 한 장면>


<고려극장의 <심청전> 포스터>
     <소련군 장교 구락부 무대에 출연한 돌린스크시 조선 소인예술단 단원 신동식, 김진화, 노태석, 김해인, 윤상순 등 (1952년 10월 17일 돌린스크시)>


<한인-러시아인 합동예술단> 


<고려극장 창고에 가득 쌓인 연극대본들>

 

 

 

 

조규익 교수, '…소인예술단과 전문예술단의 한글문학'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내년이면 이주 150년을 맞는 고려인의 역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조선 후기 빈곤과 기아를 피해 연해주 등지로 내몰렸고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다시 중앙아시아로 쫓겨갔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먹고 살기의 고단함과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이러한 이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실낱같은 민족정신의 명맥을 이어가게 한 것은 바로 예술이었다.

조규익 숭실대 교수가 펴낸 'CIS 지역 고려인 사회 소인예술단과 전문예술단의 한글문학'(태학사)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사는 고려인들이 향유했던 공연예술의 텍스트를 통해 이들의 문예미학을 살펴본 책이다.

고려인 사회 대중 공연예술의 두 축은 집단농장과 같은 생산현장이나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활동하던 '소인예술단'과 정부가 관장하던 '전문예술단'이었다.

아마추어 예술집단인 소인예술단은 주로 집단농장에서 증산(增産)을 독려하기 위해 활용됐다. 후렴구는 대부분 공산주의 체제 선전구호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그러나 소인예술단에서 활동하던 고려인들은 사회주의 사상을 내용으로 하는 노랫말에 민요를 비롯한 우리 전통노래들의 음곡을 붙여 부르는 방식 등으로 민족 정서의 끈을 놓지 않았다.

대표적인 전문예술단인 고려극장은 1932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설립된 후 카자흐스탄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200편이 넘는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구소련의 폭력적인 동화정책 속에 잊혀가는 모국어를 무력하게 바라봐야 했던 지식인과 예술인들은 고려극장의 연극을 통해 박탈감을 보상받으려 했다.

조 교수는 "고된 생산의 현장에서 괴로움을 달래준 동시에 민족적 동질감을 확인시켜준 무명 예술인 집단이 소인예술단이었고 탁월한 예술적 재능으로 민족의 애환을 대신 표출함으로써 고려인들을 정서적으로 결집시킨 것이 전문예술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심부, 즉 고국에 다가갈 날만 기다리면 변방, 즉 구소련 지역에서 열심히 자신들의 민족예술을 가꾸어오던 고려인 예술인들은 진정한 민족주의자"라고 평가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2013/07/18 10:43 송고

Posted by kicho
출간소식2012.02.23 17:30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삶에 관한 사진자료집 출간!!!

 

  <발간된 책>

  <우즈벡 지진허 마을의 백산옥 할머니(1909년생)>

  <우즈벡의 프라우다 농장 학교 교사들(1960년대)>

<평양에서.  오른쪽 첫번째가 최 이반 알렉산드로비치, 오른쪽 네번째 인물이 김일성(1946년)>



사진으로 보는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이주 및 정착사


     우리 민족의 숨결,
    그곳에 살아 있었네!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학술자료총서 2
김 이그나트, 김 블라지미르, 조규익 엮음
도서출판 지식과교양, 2012. 3./ 15,000원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지나온 세월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자료집이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학술자료총서 2’로 출간되었다. 숭실대 조규익 교수(한국문예연구소장/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지식인 김 이그나트 및 김 블라지미르 등과 함께 중앙아시아 고려인들[보통사람들로부터 유명인들까지]의 사진들을 수집하여 자료집으로 엮었다. 그동안 이 지역 고려인들에 관한 문서자료들은 꽤 출간되었지만, 두어 건의 작품사진집 이외의 사진자료집이 학술자료총서의 형태로 출간된 것은 처음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머리말 : 지워진 ‘민족의 기억’ 살려내기-조규익
  1부 : 고려인들의 삶
  2부 : 가르침과 배움
  3부 : 일과 일터
  4부 : 고려인 가족
  5부 : 풍속[돌⋅결혼⋅회갑⋅장례]
  6부 : 나라 밖의 북한인들, 북한의 고려인들
  발문 : 우리는 돌아간다-김 블라지미르 씀/오두영 역


 1937년 강제이주 시기[몇몇 경우는 그보다 훨씬 이전의 자료도 있다]부터 최근까지 고려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들을 선별했다는 점에서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삶에 관한 어떤 연구서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이 책에 실린 사진자료들을 통해 고려인 연구자들이나 그간 고려인들의 삶에 대하여 말로만 들어왔던 일반인들은 고려인들의 생활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편자들은 그간 몇 년 동안 현지의 고려인들을 만나 그들로부터 그간에 겪은 고초를 들었고, 그들의 선조와 자신들이 남긴 기록들을 수집했으며, 미래의 소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책은 편자인 조규익 교수가 그간 진행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자료정리 작업과 연구 작업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미 확보한 사진자료만 1천 건이 넘기 때문에 기회 닿는 대로 나머지 사진들을 계속 출간하겠다는 것이 조 교수의 생각이다.


 구소련 체제 아래 우리와 단절의 역사를 지속해온 고려인이 우리 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지도 벌써 20년이나 되었다. 그러나 그간 우리는 그들을 우리 민족의 일원이 아닌 ‘고려인’으로 타자화(他者化)하는, 잘못을 범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그들을 우리와 동등한 민족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 들여야 하며, 그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그들과 우리가 정신적으로 합일을 이루어야 한다. 학술적 차원의 해석이나 연구보다 사진이나 기록물들을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을 우선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조 교수는 머리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워진 ‘민족의 기억’ 살려내기!
이처럼 화급하면서도 멋진 프로젝트가 또 있을까. 외세의 침탈과 거센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헤맨 디아스포라의 세월을 담담하게 객관화시킬 만큼 우리의 마음과 체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모두의 관심이다. 이산(離散)과 유랑(流浪)의 세월을 청산하고 민족 공동체로 거듭 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실수로 포맷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복원하듯 ‘지워진 기억을 되살리는 일’이다.“


조 교수가 머리말에서 강조한 것처럼 ‘지워진 민족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이런 작업은 계속되어야 하며, 국민적 관심 속에 이런 작업들의 의미와 가치가 강조되어야 하리라 본다. 강호제현의 일독을 기대한다.    

 

Posted by kicho
출간소식2009.12.2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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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학교 인문대학 일어일본학과 원지은 교수의 책 <<일본어와 한국어의 ‘배려하면서 거절하기’  韓國語と日本語の「配慮した斷わり方>>가 한국문예연구 학술촐서 13으로 발간되었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인간관계가 나빠지지 않게 거절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대방의 입장과 기분을 배려하면서 거절한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같은 한국인끼리도 거절하는 것이 어려운데 다른 나라 사람인 일본인에게는 어떻게 거절하는 것이 좋을까? 배려의 표현방식은 언어에 따라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한국식으로 거절하면 일본인들은 불쾌감을 느끼거나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한국어와 일본어의 배려하면서 거절하는 방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였다.배려의 표현방식은 언어에 따라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한국식으로 거절하면 일본인들은 불쾌감을 느끼거나 오해할 경우도 있을 것이며, 일본식으로 완곡하게 거절하면 한국인들은 상대방의 의도를 잘 몰라서 답답해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배려하면서 거절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Brown&Levinson(1987)의 배려 이론을 재검토하여 한일 언어행동의 분석에 적합한 ‘배려의 축’을 제안하였다. 이것을 바탕으로 한일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설문지 조사와 담화완성테스트)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비모수 통계 검정법(nonparametric statistical analysis)으로 정밀하게 검증하였다. 배려라는 심리적인 문제를 언어학적인 방법만으로는 분석하기가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연구 방법을 사용하여 자료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 책은 화용론에서 다루어지는 배려의 관점에서 본 거절의 언어행동이라는 주제를 사회학 및 통계학의 연구방법에 의해 정밀하게 검증한 것이다. 이 책이 한국인과 일본인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우호적인 관계 구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ki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