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김무성 의원!
백규
역시 그는 다르고 멋있는 인물이었다. 밖으로 풍기는 중후한 분위기만큼이나 내면 역시 무겁고 신중했다. 모두들 팔랑개비처럼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소리(小利)를 탐할 때, 그가 의연할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상식에 기반을 둔 그의 통찰력 덕분이었다. 그는 오늘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악법도 법이다’ 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생각하며 당을 떠나면서까지 국회의원을 더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
"정론으로 가야한다. 백의종군이 내가 가야할 길이다"
"정치 지망생일 때 이당에서 저당으로 옮기는 선배들을 비판했고 정치에 입문하면서 당을 바꾸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사무총장, 원내대표 등을 지낸 내가 우파분열의 핵이 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며, 얼마나 명쾌한 입장표명인가. 국회의원의 뱃지를 단 사람들, 심지어 정당의 대표를 지낸 사람까지 낙천에 반발하여 탈당을 감행하고 있지 않은가.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아(大我)를 살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는 인물들과 집단들이 속속 뭉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네 삶의 가치’를 보수해야 할 첨병들이 지리멸렬하게 오합지졸로 흩어지는 현실은 비극 그 자체다. 어떻게 지켜온 나라이며 민족인데, 허망하게 그 누구들의 먹이로 던져준단 말인가.
며칠 전 정치권을 향해 ‘못난 놈들!’을 외친 나이지만, 이제 그 말의 강도를 좀 누그러뜨리고자 한다. 김무성 의원의 통쾌한 결단이 그 원인이다.
멋지다, 김무성 의원이여!
<2012.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