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칼럼/단상2013. 4. 6. 14:10

 


<헬싱키-반타 공항 모습> 


<헬싱키-반타 공항 내부>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로 가는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핀란드 산하>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헬싱키 근교>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로 가는 도중에 내려다 본 핀란드 산하> 


<로바니에미 공항 바깥에서 만난 이정표> 


<로바니에미 공항 바깥 언덕에 세워진 순록 상> 


<로바니에미 공항의 앙증스런 간판-순록의 뿔로 만들었음> 


<로바니에미 첫날 저녁식사를 한 식당 BULL> 


<로바니에미 오우나스 강과 께미강이 합류하여 이루어진 호수같은 강에서-미숙, 경현> 


<오우나스-께미 주변의 자작나무 숲 뒤로 석양은 불타고...> 


<오우나스-께미에서, 외로운 스키어>

 


<로바니에미에서 목격한 눈의 모습>

 

 

아직도 눈에 덮인 북극권의 낙원

 

 

참으로 먼 곳이다.

 새벽 5시에 기상, 인천공항 행 리무진에 오른 시각이 6시 45분. 공항에서 아침식사 해결 후 핀에어에 탑승한 시각이 10시였고, 이륙한 시각은 10시 30분이 넘어서였다. 베이징 상공, 모스크바 상공, 쌩뜨 뻬쩨르부르그 상공 등을 거쳐 발트해 상공에 들어선 것이 이곳 시각 오후 3시 가까이. 3시 5분경 헬싱키-반타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한국과의 시차는 6시간. 짐을 찾은 후 로바니에미 행 비행기 출발 시각인 4시 20분 전에 탑승구 22A에 도착하고 나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두어 해 전 북유럽 여행팀에 합류하여 잠시 거쳐 갔을 뿐인 이곳. 이번에 큰맘 먹고 그 속살을 보고 싶었다. 스웨덴에 650년간, 러시아에 200년간 통틀어 850년을 남의 지배 아래 살아왔으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켰을 뿐 아니라 지배자들의 문화를 발전의 거름으로 삼아온 나라. 2차 대전에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을 잘못 선’ 죄로 철저히 파괴되었고, 전후 소련에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기한보다 훨씬 앞당겨 갚아 버리고, 그 후 몇 년 만에 올림픽을 유치하기까지 한 나라. 면적은 남북한의 1.5배쯤 되지만 인구는 500여만 밖에 되지 않는 북유럽의 강소국. 아이슬란드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북극에 가까워 국토의 30%가 북극권에 들어가 있는 나라. 이 나라의 비밀은 무엇인가. 그 점이 궁금했다.

 

***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로 날아가는 1시간 30분 동안, 아직도 하얀 눈에 덮여 잠들어 있는 핀란드의 자연을 음미했다. 구릉 하나 보이지 않는 평원에 다닥다닥 둥근 공간들이 하얗게 널려 있는 건 핀란드 전역에 수만 개나 있다던 바로 그 ‘눈 이불을 덮고’ 얼어버린 호수들이었다. 그 뿐이랴. 온 평원엔 백설을 뒤집어쓴 전나무와 삼나무 숲이 들어차 있고, 누가 그었는가? 그 사이사이로 핏줄처럼 도로들이 교차하며 끝없이 뻗어 있었다. 호수와 숲의 나라. 그런데 아직 한겨울의 단잠에 빠져 있었다. 이 겨울잠을 누가 있어 깨울 것인가? 나그네의 마음속 떠오른 부질없는 걱정과 의문이었다. 도회의 냄새는 로바니에미 인근에 도착할 무렵에서야 맡을 수 있었다. 사뿐히 공항에 내리니, 참으로 한적하고 ‘이쁜’ 시골 공항이었다. 공항 건물 앞 언덕 위엔 순록의 모형들이 달릴 듯 서 있고, 순록의 뿔을 이어 붙여 만든 공항 간판은 건물 뒤쪽에 숨듯이 달려 있었다. 렌터카를 몰고 나온 경현의 안내로 시티호텔에 여장을 푼 뒤 본격 탐사가 시작되었다. 호텔 옆 BULL에서 시장기를 지운 우리는 밤인데도 대낮같이 환한 시가지를 거쳐 꽁꽁 얼어붙은 오우나스강(Ounasjoki)과 께미강(Kemijoki)이 합쳐져 호수를 이룬 곳에 들어갔다. 텅 빈 얼음판엔 하얀 눈만 한 길 싸여 있고, 간혹 스키어들만 외롭게 그 공간을 왕래했다. 자작나무 숲 사이로 그제서야 넘어가는 석양이 불타듯 스며들었고, 아주 조금씩 우리의 품속을 파고드는 어둑발과 함께 숙소에 들어왔다. 시차를 극복하지 못하여 몸은 천근이었으나, 마음은 새털처럼 가벼운 로바니에미의 첫 밤이다.

Posted by kicho
글 - 칼럼/단상2009. 3. 8. 23:47


 1월 29일 아침 9시. 아침식사를 하자마자 바르셀로나의 맥박을 느끼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28일 밤늦게 포르투갈의 리스본으로부터 비행기로 날아와 1박을 한 까딸루냐 사바델(Catalonia Sabadell) 호텔. 호텔은 좋았으나 휴식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날, 바르셀로나의 정수를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공기는 싸늘했으나 햇살은 깨끗했다. 달리는 버스의 차창으로 고풍스런 건물들과 정갈한 거리의 풍경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마이크를 잡은 김은경 선생은 차분한 음성으로 바르셀로나의 핵심을 잘도 짚어 주었다.

 스페인 북동부에 있는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 170 만 명의 인구를 갖고 있으며 마드리드와 항상 경쟁관계에 있는 문화와 역사, 그리고 경제 도시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베소스강과 요브레가트 강 사이의 평야지대에 있으며, 제조업과 관광업 금융업 등으로 스페인 경제의 중심축이었다.

 1992년 이곳에서 개최된 올림픽과 당시 위원장 사마란치를 떠올리게 하는 도시, 몬주익 언덕의 황영조와 FC바르셀로나 같은 축구클럽을 생각나게 하는 스포츠의 도시, 그러나 무엇보다도 상식을 뛰어넘는 건축미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i, 1852~1926)의 도시, 피카소 미술관이 있고 고딕양식의 건물들이 즐비한 예술의 도시... 바르셀로나는 무엇으로도 한정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의미와 아름다움을 안고 있는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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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로부터 1, 2, 3은 바르셀로나 시가지. 4는 수도국(아그바르) 건물, 5는 해변길. 6과 7은 점심식사를 한 식당의 요리사와 해물빠에자, 8은 그 식당에 진열되어 있는 하몽.

Posted by ki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