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젠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3.19 'Giral'떠는 ‘친박’ 도배(徒輩)
  2. 2007.07.08 대선 주자들, 담론의 격을 높여라
글 - 칼럼/단상2016. 3. 19. 15:53

 

'Giral'[각주:1]떠는 친박도배(徒輩)

 

 

 

특정 정치이념으로 뭉친 결사체가 정당이라면, 한국의 정치 결사체들을 정당이라고 부르기가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그 안에 수많은 소그룹들이 있어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데, 대부분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모임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다양한 규모의 도당(徒黨)들끼리 치고받는 싸움들을 통해 결사체의 헤게모니를 잡아가는 것이 현재 한국 정당들의 모습이니, 그런 결사체들을 붕당(朋黨)’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리라.

 

새누리(붕)당에는 크게 친박과 비박이란 소그룹이, ‘더불어민주(붕)당에는 친노와 비노란 소그룹이 각각 패권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억지스러움에서 난형난제이긴 하나, 새로운 수장 아래 별 잡음 없이 총선이란 전쟁터를 향하고 있는  친노에 비해 친박은 훨씬 더 밉상이다. 국정을 담당하고 있는 여당으로서 온갖 꼼수를 부리며 패권을 잡으려는, 그 유치찬란하고 미련스러운 작태는 구토를 참기 어려울 만큼 혐오스러운 게 사실이다.

 

공관위인지 공천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위원장의 완장을 차고 험상궂은 표정으로 이빨 빠진 개작두를 둘러멘 이 모 의원을 보노라면, 한 줌 권력이 무언지 참으로 딱하기만 하다. 온갖 영화로운 작위(爵位)를 거친 그 나이의 인물이라면, 단 한 낱의 덕망이라도 표정에 나타나야 정상일 것이다. 툭하면 짜증스런 말투로 주변 사람들과 부딪치기만 하는 그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뿐이니, 그는 지금껏 어떤 인생을 살아온 것일까.

 

남을 평가하고 내치려면 공명정대한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 평가의 공정성과 점수의 정확성에 평가자의 원만하고 따뜻한 인격이 포함될 때 비로소 공명정대함의 가치는 구현된다. 꼼수는 꼼수를 낳고, 둔사(遁辭)는 또 다른 둔사를 낳는다. 멀쩡한 사람에게 현미경을 들이대고 흠을 찾으려 하고, 흠투성이의 사람에게 망원경을 대고 눈까지 감으려는 꼼수 앞에 할 말을 잊는다. 최고 권부의 밀명(密命)을 받았다고 모두들 추측하는데, 본인만은 한사코 원칙대로 한다고 강변한다. 매에 쫓겨 도망가는 까투리가 부리만 땅에 박으면 안전한 줄 안다. 세상 사람들은 그 도당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는데, 자신들만은 속내를 들키지 않았다고 희희낙락하는 꼴이다.

 

멀쩡하다 못해 훌륭하기까지 한 인물들을 공천에서 배제해 놓고, 배제한 이유를 대지 못한다. ‘최고 권부의 미움을 샀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붕당의 정체성 운운으로 둘러대려 한다. ‘붕당에 무슨 정체성이 있을 것이며, 정체성이 있다한들 붕당의 정체성정당의 대의명분과 어찌 같을 수 있단 말인가.

 

제대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판관(判官) 노릇을 할 수 있다. 그 때의 자격이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눈이다. 거기에 더하여 최고 권부가 가당찮은 압력을 가할 때 바른 소리로 깨우치려는 용기와 지혜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바로 선거(選擧)’. 지금 여당이라고 자처하는 새누리붕당이 보여주는 작태는 골목 깡패들의 행태 바로 그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북한의 김정은이는 핵을 만들어 우리의 심장에 쏘려 하고, 중국과 미국은 패권을 다투는 중이며, 간사한 일본은 식민시대의 영화를 못 잊어 발광하는 중이다. 그 뿐인가. 우리의 아들딸들은 직장을 못 찾아 좌절하며 헤매고 있다국민들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서 떨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형국이다.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인간들이 이 시대의 과제가 무엇이며, 무슨 아젠다(agenda)’를 가져야 하는지 등을 알지도 못하면서 권력의 단맛만 추구하고, 최고 권부에 아부나 하려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명하노니,

그대들은 이제 향리로 물러가 부디 자숙하며 수양하기 바라노라.

 

 

 

 

 

  1. 본의 아니게 뒷골목의 비속어를 쓰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백규서옥 주인 드림 [본문으로]
Posted by kicho
글 - 칼럼/단상2007. 7. 8. 14:08
대선 주자들, 담론(談論)의 격을 높여라
-조선일보 원문보기 클릭-



대선 주자들, 담론의 격을 높여라
- 조규익

대선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한솥밥’을 먹어온 사람들이 서로 적이 되어 말에 칼날을 세우고 있다. 〈당서〉 ‘이임보전(李林甫傳)’에 ‘구유밀복유검(口有蜜腹有劍)’이란 말이 나온다. 말은 꿀과 같이 달고 친절하나 뱃속에는 날 세운 칼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원래 무서운 인물을 묘사한 표현이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 표현도 양반이다. 모두가 최소한의 수사(修辭)나 미소도 없이 그대로 ‘도끼처럼’ 상대를 내려찍기에 바쁘다. 비록 적이라도 장점을 칭찬해주는 금도(襟度)가 실종된 지는 이미 오래다. 국민들의 수준이야 자신들의 안중에도 없으니 오물 같은 증오의 언사들만 농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에게 시대를 이끄는 ‘담론(談論)’을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자기의 신념이나 객관적 가치의 관점에서 시대적 의의를 인정할 만한 언어가 담론이다. 지금 난무하는 담론 아닌 언설들은 기껏 대운하나 위장 전입, 탈세 등이 거의 전부다. 물론 그것들이 중요치 않다는 건 아니고, 그런 잘못을 파헤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통령이 되려는 자가 국민들의 의식주를 걱정하고, 그 문제 해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것을 말릴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게 전부일 수는 없다.

광복 이후 반세기가 흘렀지만 대통령 후보들의 생각은 ‘먹고사는 문제’로부터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간 국가 지도자 덕에 우리가 산업화 사회, 정보화 사회, 고도 정보화 사회로 술술 넘어온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업이나 국민들의 지혜로움이 그런 변혁의 기조를 만들어왔고, 정치권이나 지도자들은 따라오기에 바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이 변화의 기조가 제대로 된 것인지, 우리 사회가 달리고 있는 궤도가 온전한지 점검할 때가 되었다.

우리 경제규모가 세계 11위에 랭크되어 있다지만, 아직도 우리는 선진국 문앞에 서성대고 있다. 국민 모두가 투철한 문화의식을 갖지 못한 때문이다. 사실 문화의식은 전통과 보편주의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를 뛰어넘어 국민적 자존심으로부터 발로되는 것이 문화의식이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문화나 의식을 어떻게 살려나갈 것이며, 그것을 바탕으로 세계인들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대선 후보들이 읽어야 할 시대정신의 초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거기서부터 하부 아젠다를 어떻게 설정하고 실행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국가 경영의 이념뿐 아니라 시대정신에 대해서도 무지하다 보니 기껏 한다는 것이 남들의 흠이나 잡아내어 헐뜯는 일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불안하고 짜증스럽다. 검증이란 미명 아래 자행되고 있는 네거티브 전략이 우리 사회의 신뢰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는 현실. 검증의 당위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나 검증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자는 그야말로 ‘하늘을 우러러 한 줌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남을 검증하려면 철저한 자기검증이 우선되어야 한다.

정치인들이 자기검증만 제대로 한다면 굳이 남을 검증할 필요 없고, 그에 따라 ‘네거티브 전략’이란 저급한 용어가 등장할 필요도 없다. 네거티브 전략에는 담론이 필요 없거나, 있어도 저급한 수준으로 족하다. 국가 경영을 위한 미래지향적 기치를 만들어 내놓아야 할 후보들이 남의 말꼬리나 잡고 티격태격할 여유가 없다. 이제 대선 후보들은 담론의 격을 높여야 할 때다.
Posted by ki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