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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04 어떤 국회의원의 말본새를 보며
  2. 2012.08.07 이른바 국회의원이란 자의 천박한 입 (3)
글 - 칼럼/단상2015. 6. 4. 15:16

   대한민국의 재앙

-어떤 국회의원의 말본새를 보며-

 

 

“구설(口舌)은 재앙과 근심의 문이고 몸을 망치는 도끼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의 경구(警句)다. 평원의 필부라 할지라도 잘못 뱉은 말 한 마디가 몸을 망치거든, 하물며 책임 있는 야당의 원내대표야 오죽하겠는가. 저 혼자 망하는 거야 제 업보이니 그럴 수 있다 해도, 공당(公黨)의 책임 있는 자가 막말을 해댐으로써 국가의 일을 그르치고 국격(國格)을 떨어뜨리는 일은 간단히 보아 넘기기 어렵다.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며칠 전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종걸 원내대표가 대통령에게 ‘호들갑 떨지 말라’고 했다 한다. 사람들이 그 말의 몰상식함을 비난하자, 그게 ‘아름다운 말’이라고 둘러댔다. 오랜 기간 국어 선생으로 살아오고 있지만, ‘호들갑 떨다’는 말이 ‘아름다운 말’이라거나 ‘윗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이라는 억지를 난생 처음 접하면서, 참으로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다. 무엇보다 자기들끼리 싸움을 벌이다가 ‘공갈하지 말라’는 투의 ‘막말 아닌 막말’로 징계를 내린 공당에서, 명색이 대표가 그보다 몇 배나 심한 막말을 뱉어냈는데도 못 들은 척 하고 있는 그 당 인사들의 수준은 참으로 기이하기까지 하다. 징계를 받은 그 말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 경우는 2년 정도 당직을 정지시켜야 할 수준의 막말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막말은 이번뿐 아니다. 둔감한 내가 기억하기에도, 이미 그는 대통령을 ‘그년’으로 호칭한 전과가 있다. 그 때도 그는 그 말을 ‘그녀는’의 줄임말이라고 강변한 바 있다. 미련한 것인지, 교활한 것인지, 참으로 속내를 알 수 없는 인사다. 누구든 같은 대상에 대하여 연거푸 막말을 뱉어대는 것은 그의 마음속에 대상에 대한 분노나 반감이 가득 차 있다는 증거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분노조절장애’는 말 그대로 억누르지 못한 마음속의 분노가 반사회적 범죄로 표출되는 경우를 지칭한다. 따라서 이 원내대표의 경우는 박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나 분노가 조절되거나 막말로 표출된, 일종의 ‘분노조절장애’의 결과일 것이다. 그가 막말대신 칼을 들었다면 인명을 살상하는 사고로 드러났을 텐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보는 인사들이 있을 정도로 끔찍한 사례다.

 

나라의 공인으로서 국회의원은 과연 어떤 덕목들을 갖추어야 할까.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그것들을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신중한 언행과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신사도’라 할 수 있다. 국가의 법을 만들고 심의하며 통과시키는 국회의원이라면 행동거지나 언사가 최고로 엄정하고 규범적이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툭하면 칼을 빼들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골목깡패’일 수 없기에, 분노가 턱밑까지 치밀어 올라도 그가 내뱉는 말은 절제되고 정제된 모범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어느 나라의 국회의원이 공식석상에서 대통령을 ‘년, 놈’으로 호칭하며, ‘호들갑 떨지 말라’는 막말로 비하한단 말인가.

 

훌륭한 조상으로부터 망나니 같은 후손들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반대로 별 볼 일 없는 조상들로부터 훌륭한 후손들이 나올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든 잘못된 경우로 인해 훌륭한 쪽이 본의 아닌 피해를 보게 된다. 그래서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가문을 중시하는 문화에서는 행동거지, 말본새 하나라도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 혹시 내 행동 때문에 훌륭하신 내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욕을 먹게 되지나 않을지, 훌륭한 내 아들이나 손자가 욕을 먹게 되지나 않을지 전전긍긍하며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원의 필부들도 그러한데, 하물며 ‘훌륭한 할아버지를 둔’ 국회의원이야 오죽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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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단상2012. 8. 7. 21:23

이른바 국회의원이란 자의 천박한 입

 

                                                                                                                                                         백규

 

본인에게는 약간 미안한 말이지만, ‘이종걸’이란 국회의원[통합민주당]이 있었는지 오늘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트위터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그년’으로 지칭했다 하여 언론매체들이 떠들썩하다. 네티즌 가운데 몇 사람이 표현의 지나침을 지적하자 ‘그년’이 ‘그녀는’의 준말이라고 강변했다니, 더욱 기가 찰 일이다. 30년 가까이 국어선생을 하고 있지만, ‘그년’이 ‘그녀는’의 준말로 일상 언어생활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오늘서야 알게 되었으니, 나도 문제적 인간인가?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번 김용민이란 사람이 막말파동으로 국회의원 후보 자리에서 쫓겨난 지 채 몇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같은 당에서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런 걸 보면 바야흐로 이제 정치의 계절은 시작된 것 같다. 5년 전 선거철에도  정치인들의 험한 말은 차마 들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래서 정치인들의 언어순화를 요구하는 내용의 칼럼을 쓴 적이 있었다.[조선일보 바로가기] 그러나 상황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지금, 반복되는 ‘역사의 법칙’이나 씁쓸하게 떠올릴 뿐이다.

 

                           ***

 

그렇다면 왜 이렇게 험한 말들이 속사포처럼 튀어 나오는 것일까. 그 이유를 요즈음 사람들이 ‘없으면 단 한 시도 못 산다’는 SNS 즉 ‘사회적(사교적) 연결망 서비스’에서 찾게 된다. 긴 문장 대신 짧은 문장으로 수시로 일어나는 상황이나 생각을 전달하는 메커니즘이 바로 그런 서비스이다. 어떤 사실을 목도하거나 말을 들었을 때, 또는 어떤 생각이 떠올랐을 때 잠시잠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돌멩이 던지듯 뱉어내는 것이 바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다.

 

참 가관인 것은 나이가 지긋이 들었다고 생각되는 서울시장도, 정당의 대표나 국회의원도, 상당수 대학교수들도 여기에 목을 매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가 무슨 말을 하면 그 말의 진위를 따져 볼 겨를도 없이 그냥 쏘아대고 만다. 그 말은 즉각 팔로워(follower)들에게 전달되고, 그들은 또 자신들의 팔로워들에게 리트윗(retweet)함으로써 순식간에 전국으로 번져나간다.

 

일단 트윗 혹은 리트윗된 말들은 주워 담을 수도 없다. 옆에 있는 단 한 사람에게 속삭이듯 건넨 말도 주워 담을 수 없거늘 하물며 수십만 수백만에게 전달된 말을 무슨 수로 주워 담는단 말인가. 그런 말들은 진위에 관계없이 여론이란 허울을 쓰고 나라를 흔들어 놓기 일쑤다.

 

                          ***

 

박원순 서울시장도, 서울법대 조국 교수도, 소설가 이외수 씨와 공지영 씨도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SNS 애용자들이다. 엄청난 팔로워들을 거느린 그들이 부러워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사실 이들의 한 마디 말이 갖는 의미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가. 자신들의 말 한 마디에 따라 대중들이 쉽게 움직인다고 생각한다면, 그 말들을 가볍게 SNS로 던져댈 일은 아니다. 그래서 SNS에 의존하는 요즈음의 정치인들이나 사회운동가들, 문화인들이 그렇게 천박스러워 보일 수가 없다.

 

한 마디 말을 꺼내기 위해 수십 번 되 뇌이고 고민하는 과정을 이들은 아예 생략해 버린다. 일단 던져놓고, 나중에 잘못이 드러날 경우 수정하면 된다는 배짱들일 것이다. 그래서 늘 강호에는 무책임한 말들로 인한 혼란 때문에 단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참으로 한심한 인사들이 아닌가. SNS를 애용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흡사 ‘고자질하는 애들’ 같다. 무슨 문제만 생기면, 일단 자신이 곰곰 생각하며 해결하거나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큰 소리로 떠들고 본다. ‘그들이 어떻게 해주겠지’ 하는 심산일까.

 

팔로워들 가운데는 얼마나 단세포적이며 생각 없는 어린애들이 많은가. 이 사회의 어른을 자처하는 인간들이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공공의 일들을 ‘아가들’에게 고자질하여 들고 일어나게 만드는 격이다. 그래서 나는 툭하면 SNS에 의존하는 현대의 정치를 ‘고자질의 정치’라고 생각한다.

 

이종걸이란 국회의원도 아마 그 SNS의 마력에 빠져 있는 인물인 듯하다. 박근혜 후보에게 잘못이 있다면 기자회견을 하든 칼럼을 쓰든, 아니면 만나서 항의를 하든 방법은 많을 것이다. 어쩌자고 ‘그년’이란 상말 호칭을 사용하여 수많은 팔로워들에게 뿌려댄단 말인가. 그러고도 스스로가 국회의원임을 내세울 수 있는가? 국회의원으로서의 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

 

“구설자(口舌者)는 화환지문(禍患之門)이요 멸신지부(滅身之斧)라[입과 혀는 화가 들어오는 문이고 몸을 망치는 도끼다]”, “상인지어(傷人之語)는 환시자상(還是自傷)이니 함혈분인(含血噴人)이면 선오기구(先汚其口)니라[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스스로를 해치니 피를 머금고 남에게 뿜으려 하면 먼저 자신의 입을 더럽히게 되느니라]” 등의 말들은 모두 옛날에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과서 <<명심보감(明心寶鑑)>>에 기록되어 있다. 아무리 몹쓸 시대로 변했다 한들, 환갑 진갑 다 지냈거나 그에 가까운 어른들이 옛날 열 살 남짓되던 아이들만도 못해서야 쓰겠는가? 정치인들이여! 부탁하노니 반성하는 뜻에서라도 당분간 제발 그 입들에 자물쇠 좀 채워주기 바란다.

 

<2012. 8. 7.>

Posted by ki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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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과객

    백규 선생님, 이종걸의 소속당은 '통합민주당'이 아니라, '민주통합당'이랍니다.

    2012.08.09 11:45 [ ADDR : EDIT/ DEL : REPLY ]
  2. 4324

    다음에서 뜻이 다른 하나를 고르시오.
    1) 그녀는 서슬이 퍼래서
    2) 그년 서슬이 퍼래서
    3) 그년은 서슬이 퍼래서

    당연히 답은 3번이다.

    당신은 1번을 고를텐가?

    물론 중의적으로 진짜 그년이라고 욕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판단은 "나는"을 "난", "누구를 바로로 아나?"을 "누굴 바로로 아나?" "저를 데려가요"을 "절 데려가요"와 같이 "그녀는 서슬이 퍼래서"를 "그년 서슬이 퍼래서"로 줄인 것이 분명하다.

    혹자는 네 애인이나 아내나 어머니를 그년이라고 말할 수 있냐고 말한다.

    내 애인이나 아내나 어머니를 그년이라고는 말하지 못 해도

    그년 내 애인이다.
    그년 내 아내다.
    그년 내 어머니다.

    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2012.08.11 00:45 [ ADDR : EDIT/ DEL : REPLY ]
  3. 4234

    4324님, '그년 서슬이 퍼래서'와 '그녀는 서슬이 퍼래서'를 '내포(內包)의 질량'이 같은 표현들이라고 보시는군요. 더구나 '누굴 바보로 아나?'가 '누구를 바보로 아나?'의 줄임말이라는 사실, '그년 서슬이 퍼래서'의 줄임말이 '그녀는 서슬이 퍼래서'의 줄임말 이라는 사실. 이 둘의 사례를 같은 저울에 놓고 달 수 있는 표현들이라고 보시는 님의 '출중하신' 상식이 참으로 놀랍군요. 말이란 특히 구어(口語)란 항상 '맥락'을 중시해야 하고, 관습이나 다중의 상식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점을 모르지 않으실 것 같은 분이 이런 억견(臆見)을 내놓으시다니 답답합니다. 이종걸 의원이 갖추고 있는 상식과 지성의 수준을 잘 모릅니다만, 님께서는 이종걸 의원이 애초에 변명한 대로 '그녀는'의 준말로 '그년'을 사용했다고 믿으시는군요. 그는 그 변명이 안 통하자 두어 가지 구차한 방향으로 말을 바꾸었고, 나중에는 사과를 하고 말았지요. 그의 말을 믿고 안 믿고는 님의 자유이지만, 받아들이는 언중(言衆)의 상식에서 판단해 주심이 옳을 줄로 압니다. 특별히 이종걸 의원을 변호하실 의향이나 필요가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2012.08.11 15:0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