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2011. 1. 20. 16:00

한국문예연구소 문예총서 10 『초원의 페이지를 넘기며』 출간!

카자흐스탄의 현대 시인 9명의 시작품들을 번역하여 묶은 『초원의 페이지를 넘기며』가 한국문예연구소 문예총서 10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에 실린 시인들은 올자스 술래이메노브[13수], 예브게니 꾸르다꼬브[16수], 발레리 미하일로브[17수], 바흐트잔 까나삐야노브[14수], 나제즈다 체로노바[10수], 알렉산드로 슈미트[16수], 카이라트 박베르게노브[10수], 바흐트 까이르베꼬브[10수], 이 스따니슬라브[16수] 등 카자흐스탄 문단을 대표하는 9명이다.
 시인이자 학자, 외교관, 사회 활동가로서 카자흐 국립대학을 1959년도에 졸업하면서 지질학기사가 된 올자스 술래이노브는 1955년부터 문학에 뜻을 두게 되었으며, 1958년 고리끼 문학대학 시 번역학과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시 창작을 공부했다. 그의 시집과 저술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판되었으며,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소비에트 체제에서 억압받는 카자흐인의 현실을 최초로 고발한 시인이다.
 시인인 동시에 조각가, 인류학박물관 연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예브게니 꾸르다꼬브는 15권의 시집과 산문집을 남긴 다작의 문인이다. 특히 중앙아시아 지방의 언어로 쓰인 문학작품들을 러시아어로 번역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의 시들은 러시아적 서정과 사상적 깊이에서 현대 러시아 시문학의 최고봉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 및 카자흐스탄 작가동맹의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발레리 미하일로브는 20여 권의 시집과 저서들을 남겼다. 그의 시들에는 모순 많고 불합리한 세상에서 거룩함과 정결을 지향함으로써 구원을 얻고 거기서 삶의 궁극적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가 곳곳에 드러난다.
 시인, 번역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등 다양한 작업을 해온 바흐트잔 까나삐야노브는 많은 시작품과 산문들을 발간했고, 20여 편의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다. 그는 소비에트 체제 하에서 카자흐스탄인들의 민족성과 고유성이 파탄되어가고 있음을 폭로하는 작품성향 때문에 정치인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출판을 하지 못하다가 1988년에야 빛을 보게 되었다.
 시인, 번역가, 문예비평가 등을 겸해온 여류 문인 나제즈다 체르노바는 많은 작품들을 발표했으며, 『수염며느리밥풀』, 『존재의 그림들』등 여러 권의 시집을 출판했다. 그녀의 시에는 러시아 카자크 인들의 전통과 강인함이 들어 있으며, 시의 철학적 깊이와 높이도 두드러진다.
 카자흐스탄 독일인을 대표하는 러시아어 시인 알렉산드로 슈미트는 많은 작품들을 발표한 대표적 디아스포라 시인이다. 그의 시들 가운데 <동굴>은 강제 이주 당한 소수민족들이 한 두 세대 후에 겪게 되는 정체성의 고민과 혼란을 전형적으로 드러냈다. 즉 러시아어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 문제를 풀어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역으로 자기의 뿌리를 찾아가는 특이한 세대의 시인이다.
 카자흐 러시아어 시인, 번역가, 영화감독, 극작가인 바흐트 까이르베꼬브는 카자흐스탄 작가동맹 회원으로서 현재까지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가을의 대화』등 9권의 시집과 2권의 시선집을 펴낸 그는 동시대 인텔리들처럼 소비에트 시대에 러시아化에 편입된 전형적 인물이다.
 고려인 시인 이 스따니슬라브는 고려인 계몽철학자 박일과 러시아 시인 예브게니 꾸르다꼬브의 영향을 받아 문학의 길로 들어섰다. 1995년 첫 시집 『이랑』을 펴낸 이후 여러 권의 시집을 냈으며, 김병학 시인에 의해 『모쁘르마을에 대한 추억』이란 번역시집이 한국에서 출간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시작품들은 유수의 문학지에 계속하여 소개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국정 교과서에도 실림으로써 그의 시작품들은 많은 젊은이들에게까지 알려져 있다.

 올자스 술래이메노브 외 8인 저, 김병학 옮김, 『초원의 페이지를 넘기며』, 인터북스, 2010. 값 19000원.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문예총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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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학술문2010. 10. 13. 08:05


『우즈벡의 고려인이 들려주는 디아스포라 이야기  멀리 떠나온 사람들』출간!!!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작가 블라디미르 김의 자전적(自傳的) 수기(手記)인 『멀리 떠나온 사람들』을 펴냈다. 이 책에는 이 책에는 20여 편의 체험 수기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것들은 표면 상 독립적인 이야기들이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은 ‘디아스포라적 삶의 고통’과 ‘억척스런 극복의 역사’다. 작가의 개인사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개인사를 통해 본 고려인들의 생활사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북 분단의 민족 현실에 대한 아픈 지적과 함께 이념이나 체제경쟁에서 이겼다고 자만하는 우리에게 ‘무서운 일침(一鍼)’을 가한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글 전체를 연결해서 읽다보면, 조분조분 건네는 ‘일인칭 화자’의 말을 통해 한 편의 자전적 소설(小說)을 짚어 나가는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아들 ‘빠벨’에게 자신의 험하면서도 소중한 경험을 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은 구소련 고려인들이 100년 가까이 겪어온 고통을 조국 특히 대한민국의 동족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언필칭 ‘해외 동포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외치지만, 그들의 지나 온 세월과 그들의 마음을 모른다면 모두가 구두선(口頭禪)일 따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국인이라면 모두 읽어야 할 ‘해외동포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학계의 인사들이나 해외동포 관련 정책에 관여하는 인사들은 안두(案頭)에 두고 밥 먹듯 펼쳐 보아야 할 책이다. 우리 모두 작가가 대신 쏟아놓은 고려인들의 이야기에 부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가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해외동포들과의 의미 있는 만남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블라디미르 김의 약력
        1946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쉬켄트 근교 촌락인 ‘꾸일로크’에서 출생출생한 해에 부모와 함께 북한으로 가서 12세 까지 살았다. 당시 소련한인을 위해 평양에 개교한 학교에 들어가 러시아어로 공부했다. 한국전쟁 동안에는 중국에서 살았고,  15세 때에 타쉬켄트로 돌아와 석공, 미장공, 판석공 등 건설노동자로 일했다. 그동안 야간학교를 마치고 종합기술학교 산업 및 민간 건축공학과에 들어가 공부했는데, 1년 후 학업을 뒤로하고 군에 입대했다. 그곳에서 지역 군사 신문에 기사를 쓰기도 했다. 제대 후 타쉬켄트 국립대학 언론학부에서 공부했고, 이후 학생 및 청년 신문사에서 일해 책임비서까지 승진했다. 1979년 한국어로 발행되는 ‘레닌기치’ 신문의 책임자가 되었으며, 이후 타쉬켄트 통신사의 소장이 되었다. 타쉬켄트 국립대학에서 언론학을 강의했으며, 사범대학에서는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즈베키스탄 공화국 ‘공로언론인’의 칭호를 받았다.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는 한국문화원 설립에 적극 참여하였다.


      블라디미르 김 지음, 최선하 옮김,  인터북스, 2010, 값 20,000원/숭실대학교 한국문
      예연구소 문예총서-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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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2010. 9. 6. 15:49

카자흐스탄 고려시인 이 스따니슬라브가 그려낸 디아스포라의 서정

 

 

일시 : 2010. 9. 10. 15:00~

장소 : 숭실대학교 법학관 309호

주최 :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모시는 글

 

지구촌의 구석구석

별처럼 반짝이는 동포 문인들이

우리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 연구소는

카자흐스탄의 초원에서 그 별들 가운데 하나를 찾아냈고,

그의 시집 『모쁘르 마을에 대한 추억』을 ‘문예총서 5’로

펴냈습니다.

 

半百의 나이에

할아버지 나라를 찾아온 그 시인을

우리 연구소로 모셨습니다.

바쁘시겠지만 오셔서

해외 동포의 마음자리를

확인해 주셨으면 합니다.

 

2010. 9. 6.

 

한국문예연구소장 조규익 드림

 

이 스따니슬라브 약력

 

1959년 카자흐스탄 북부 아크몰라(현 수도 아스타나)에서 태어났다. 그 후 고려인 집성촌 모쁘르 마을에서 자랐으며, 1981년 알마틔 공업대학을 졸업했다. 시집 『이랑』(1995년, 러시아어), 『재 속에서는 간혹 별들이 노란색을 띤다』(1997년, 한국어), 『한 줌의 빛』(2003년, 러시아어), 『모쁘르 마을에 대한 추억』(2010, 한국어/한국문예연구소 문예총서 5) 등을 펴내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문단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의 시편들은 2008년 『현대 러시아 해외 20인 사화집』에 선정되어 실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의 『중세 한시집』과 고은 시인의 시집 『만인보』를 러시아어로 번역하여 러시아어권의 문단에 널리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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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0. 3. 3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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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디아스포라 서정의 진수, 이 스따니슬라브 시집 출간!!!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고려시인 이 스따니슬라브의 시집 <<모쁘르 마을에 대한 추억>>이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문예총서5로 발간되었다. 우리는 현지 김병학 시인의 유려한 필치로 번역된 이 시집을 통해 러시아어 권 고려인 서정의 높은 경지를 비로소 훔쳐볼 수 있게 되었다.

원작에는 시 제목대신 번호만 달려 있는 점이 특이한데, 번역자는 전체 67수의 시들을 4부로 나누었다. 제1부[되돌아가지는 못 하리 언젠가 두고 떠나온 해변으로], 제2부[초원에 피어난 진달래꽃], 제3부[안개 위의 영원한 꿈 마냥…], 제4부[바람에 흔들리는 이삭들] 등의 표제에서 보듯이 스따니슬라브의 시들에는 고려인 특유의 민족 정서가 디아스포라 의식과 어울려 차원 높은 서정으로 승화되어 있다. <시 23>을 보자.

 

조상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라

시(詩)를 가지고서.

타향살이

힘들다 터져 나오는

흐느낌이나

울음이 아닌 시로써.

허나

내가 태어나고 자란

이 땅이

어찌 타향이란 말인가?

또 어릴 적부터

어울려 함께 자란

사람들이

어이 타인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래도

여기 카자흐스탄 땅과

이 시구를 채우는

러시아 말에

용서를 구해야 하리.

조상들의 고향으로

나 돌아가고 싶어라

오직 시(詩)만 가지고서라도.

머나먼 고국에서

태어나 살아갈

그런 운명 나 받지 못했느니…

 

스따니슬라브는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고려인 3세다. 러시아어를 모어(母語)로 받아 자라났지만, 고려 말도 제법 잘 한다. 고려인들 모두 “고려 말은 아무 쓸모도 없다”고 버렸지만, 그는 유독 고려 말에 집착을 갖고 있다. 이 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민족정신의 끈을 놓지 않은 그가 디아스포라의 시혼을 가꾸어 온 것은 당연하다. 그는 어쩌면 ‘고향 찾기’를 화두(話頭) 삼아 카자흐스탄의 광야에서 여전히 서사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고난의 삶, 사연 많은 디아스포라의 삶 자체를 주신 선조들께 그렇게 감격해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 번역자 김병학 시인의 말이 정곡을 찔렀다고 할 수 있으리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유랑의 세월을 감내하고 있는 시인의 다음과 같은 말은 디아스포라의 초입에도 못 가 본 우리로서는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디아스포라는 누구나 고국과 연결되고 싶은 강한 열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디아스포라에게 고국이란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마음의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고국과 시를 통해 연결되는 기쁨은 다른 어떤 기쁨이나 행복과 비교할 수 없이 큰 것입니다. 무수한 역사적 비극과 비운을 이기고 살아온 재소 고려인의 후손으로서 저에게 고국은 무엇보다도 절실하고 뜨겁게 만나야 할 근원입니다.”<‘지은이의 머리말’에서>

 

스타니슬라브와 같은 해외의 피붙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강호제현의 일독을 권한다.

 

이 스따니슬라브, 김병학 역, <<모쁘르 마을에 대한 추억>>, 인터북스, 2010. 값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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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단상2009. 8. 9. 17:18

바스러져 가는 고려인들의 목소리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의 공연 대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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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자흐스탄 국립 고려극장의 외관> 

‘탈식민(脫植民)’이 시대의 핵심적인 코드로 정착된 지금, 새삼 민족 정체성을 운위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일까. 그러나 디아스포라(diaspora ; 離散)의 한복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아직도 그것은 절실한 문제다. 이산의 시련 속에서 우리의 민족문화나 민족정신의 현장은 중심부와 주변부로 분리되어 왔다.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변화되고 있는 중심부에서 살아있는 민족정신의 맥을 잡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제나 구소련의 시기가 우리 민족에게 물리적 디아스포라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정신적 방랑 혹은 방향성 상실의 관념적 디아스포라 시대다. 우리에게 탈식민이 요원한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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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위는 고려극장 중앙무대, 아래는 객석>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에 의해 짐짝처럼 실려가 내동댕이쳐진 존재가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이다. 그로부터 7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카자흐스탄에만 10여만 명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 그 고려인들의 문화적 전통과 언어 보존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해온 고려극장. 1932년에 설립되었으니, 올해로 무려 77년 고난의 역사를 장하게 견뎌온 고려극장이다. 지금 이곳에서 한국 근현대사 혹은 민족정신사의 ‘노다지’가 썩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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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극장 창고>

고려극장에서는 1932년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연극이 공연되었다. 단순히 즐거움을 주기 위한 ‘놀이’로서의 연극이 아니라, 해외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하던 지사(志士)들이나 고려인들의 삶, 「춘향전」ㆍ「심청전」ㆍ「홍길동전」ㆍ「흥부전」같은 우리 고전들의 수용을 통해 민족정신을 환기시켜온 고려인들의 육성이다. 이들은 그런 연극을 통해 수시로 민족 정체성을 공유하고자 했다. 구소련 시절 ‘대러시아’의 구호 아래 강요된 동화정책으로 고려인들의 정체성은 크게 붕괴되었고, 구소련 붕괴 이후 이 지역에서 불고 있는 민족주의의 바람은 또 다른 방향에서 고려인의 문화를 위축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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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극장의 대본들과 대본 모습>

이제 고려 말을 구사하는 몇몇 고려인들이 사라지고 나면 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할 만한 한 가닥 정신적인 끈마저 놓게 될 것이다. 사실 그동안 고려인들은 ‘아무데도 쓸 일이 없는’ 고려 말을 용케도 유지해왔다. 그런 고려 말을 재료로 문학작품을 쓰기도 하고 노래를 지어 불렀으며, 연극도 상연했다. 그러나 이제 이곳에서 고려 말은 임종을 앞둔 환자의 형국으로 변했다. 고려말로 연극을 공연할 배우도 없고 들어서 이해할 수 있는 관객도 없는 현실에서 고려말 연극은 존속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어디서 그 끈을 찾아낼 수 있는가. 77년간 이어온 고려극장의 찬란한 전통과 역사를 되살리는 것만이 그 유일한 길이다. 연선용, 태장춘, 채영, 김기철 등 당시의 뛰어난 극작 및 연출가로부터 최영근, 송 라브렌지 등 현재의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빛나는 고려인 연극의 맥을 되살려야 한다. 그러자면 우선적으로 고려극장의 창고에서 썩어가는 대본들의 먼지를 털어내고 그것들에 내재된 의미를 끄집어내야 한다. 200건이 훨씬 넘는 대본들에는 연극을 통해서 그들이 절규했던 ‘고려인들의 함성’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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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청전 공연 포스터>
 
자신들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활자나 소리 아닌 연극을 매체로 선택했다. 그들이 연극을 통해 보여주려 한 것은 일제와 스탈린의 철권통치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불굴의 정신이다. 그걸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도 적은 돈이나마 확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고려극장의 보물을 건지기 위한 최소 비용조차 추렴하지 못한다면, 우린 문화국민의 타이틀을 내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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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소식2009. 1. 2. 16:06

한국문예연구소 학술총서 6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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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예연구소 학술총서 6 발간!

오정혜 박사의 『중국조선족 시문학 연구』(인터북스, 2008. 12. 20.)가 한국문예연구소 학술총서 6으로 발간되었다. 중국에는 현재 200만에 가까운 조선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4세까지 출생하여 조선족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하고 있다. 중국의 조선족이 다른 지역의 한인들과 구별되는 것은 다음의 이유들 때문이다.
첫째,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가장 견고하게 남아있다. 이민 2세나 3세들이 대부분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고, 문인들의 작품 활동도 대부분 한국어로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 조선족 문학은 중국 내에서 소수민족 문학으로서의 위상이 당당하며 그 입지가 굳다.
셋째, 조선족 문학은 형식과 내용 면에서 독특한 이민문학으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 집중적인 연구가 없었다.
넷째, 그나마 있는 기존 조선족 문학 연구는 주로 중국문학사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중국문학과 관련한 양상은 두드러지나 한국문학과의 관련은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었다.

이상과 같은 현실적 여건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은 3부로 꾸며졌는데, 1부(“중국 조선족 시 연구”)에서는 시간적 공간적 차원의 시 의식을 분석했고, 2부(“서사시 『고향사람들』속에 나타난 리욱의 시의식”)에서는 시인 리욱의 시를 중심으로 “이중 층위의 인물 구성에 따른 역할”, “‘고향사람들’ 속에 나타난 리욱의 시의식” 등을 분석함으로써 한국인의 디아스포라를 해명했다. 3부(“『잊을 수 없는 녀인들』에 담긴 욕망의 양상”)에서는 욕망의 구조와 의식의 양상을 중심으로 주선우의 작품들을 분석했다.
책의 말미에는 『고향사람들』과 『잊을 수 없는 녀인들』을 자료로 들어 놓았다.
상당수의 중국 조선족들이 국내로 들어와 각종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요즈음, 이 책은 민족적 동질성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인터북스 간, 값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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