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07. 5. 20. 20:07
 

※ 초·중등학교 교원대상 특별연수과정 안내 



2007학년도 하계 방학 중 숭실대학교 한국전통문예연구소에서 실시될 초·중등 교원 직무연수에 참여하시고자 하는 선생님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번에 저희는 전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이신 문현(문학박사) 선생님과 중요무형문화재 40호 이수자이신 손선숙(무용학 박사) 선생님을 모시고 시조창과 궁중무용의 이론 및 실기를 익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시조창이나 궁중무용 등은 우리 전통예술 가운데 핵심 분야들이면서도 쉽게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 그간의 현실이었습니다.
 
본 연구소는 우리의 전통문예를 연구·보급하고 일선학교 선생님들의 전통문예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연차적으로 강의의 분야와 규모를 늘려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가곡·가사창, 단소·대금·가야금·거문고 등 악기, 전통무예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시작하게 될 시조창이나 궁중무용은 국어, 음악, 무용, 체육 등 특정 교과담당 선생님들 뿐 아니라 일상인들의 경우에도 생활 속에서 요구되는 필수적인 교양입니다.
 
교실에서 국문학을 강의하면서 시조창 한 수를 멋지게 부른다거나 궁중무용 한 자락을 출 수 있다면, 교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는 훨씬 높아지리라 봅니다. 그 뿐인가요? 사교의 자리에 가서 시조창 한 수를 부르거나 궁중무용(예컨대 처용무나 춘앵전) 한 자락이라도 선보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부드럽고 우아해지겠지요. 그러니까 현대에 시조창이나 궁중무용은 우리만이 지닐 수 있는 가장 멋진 교양인의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소에서는 선생님들께서 연수를 받으시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연수프로그램의 실시와 관련한 안내사항을 아래와 같이 알려 드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개강식 : 2007년 7월 30일(월) 09:00 / 벤처관 511호

(명찰, 개인용 폴더 및 차량 출입증 등을 개강식장 입구에서 수령하시기 바랍니다.)


★ 수료식 : 2007년 8월 10일(금) 16:00 / 벤처관 511호

※ 주차장 이용 안내

1) 주차장을 이용하실 선생님께서는 아래의 계좌로 7월 26일(목)까지 주차비를 송금하시고 차량번호를 전화로 알려주시면 개강일에 <출입증>을 드릴 예정이며, 개강 당일 들어오실 때 받아오신 주차증은 나가실 때 <출입증>으로 처리됨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2) 지하 주차장은 정문 요금 정산소 우측에 있는 한경직 기념관 지하 1,2층 및 형남관 지하 1, 2층(출입구는 한 곳임)에 있으며, 지상 주차장은 곳곳에 있습니다.

* 주차요금 입금 계좌 : 우리은행 1005-001-045543(예금주; 숭실대학교 한국전통문예연구소)

* 주차 요금 - 30,000원 (7/30~8/10)

3) 차량을 이용한 학교출입안내

학교 공사로 인하여 중문(구 정문)으로는 들어오실 경우 차량은 지하 주차장에, 후문으로 들어오실 경우 지상에만 주차 가능합니다. 정문과 후문 출입이 자유로우나, 교내 안에서 이동은 불가합니다. 

* 교통편

1) 지하철 - 7호선 숭실대역 3번출구

    1호선 노량진역->일반버스 751번 숭실대 종점하차(15분가량 소요)

    2호선 서울대입구역(7번출구)->봉천고개방향 버스 "숭실대입구" 하차(7분가량소요)


2) 일반버스

    751, 753 (간선/파랑) - 숭실대 종점 하차

    752 (간선/파랑) - 상도중 또는 숭실대 정보관 하차

    501, 641, 650, 750(간선/파랑) -숭실대입구 하차

    6-2, 5511, 5517, 5520, 5711 (지선/녹색) -숭실대입구 하차


 

■ 연수과정


번 호

연수과목

담당강사

장 소

1

시조창

문 현

(문학박사, 전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

숭실대 벤처관 511호

2

궁중무용

(이론 및 실기)

손선숙

(무용학 박사, 주요무형문화재 40호 이수자)

숭실대 벤처관 512호

/ 체육관


※ 연수기간 

제1기 : 2007년 7월 30일~2007년 8월 3일, 오전 9시~오후 4시

제2기 : 2007년 8월 6일~2007년 8월 10일, 오전 9시~오후 4시

                                              (* 각 기당 30시간)


■ 평가방법 및 기준


1. 시조창

(1) 구체적 평가방법 : 출석률, 참여도, 성취도

(2) 평가기준 : 강의시간에 설명


2. 궁중무용

(1) 구체적 평가방법 : 출석률, 참여도, 성취도

(2) 평가기준 : 강의시간에 설명



■ 지원 대상 : 초, 중등학교 교사 개인 및 단체로 지원 가능함.


■ 등록기간 및 방법

- 2007년 7월 9일(월)~7월 26일(금)까지

- 모든 강좌는 40명 선착순입니다.

- 신청서는 이메일(ktla@ssu.ac.kr) 또는 Fax(02-820-0326)로 받습니다.

- 근무시간(방학 중) : 오전 9시~오후 5시


■ 기타 문의 : 02-820-0830, 0846, 0326



숭실대학교 한국전통문예연구소



Posted by kicho
글 - 칼럼/단상2007. 5. 20. 00:33
 

“여자로 나느니 쉐로 나주”

 -아, 제주 여성의 운명이여!-


아주 어릴 적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읽었다. 오래 전의 일이라 자세한 것은 기억나지 않으나, 마지막 장면은 지금까지 가슴에 오롯이 남아있다. 사랑하는 왕자님의 배를 따라가던 인어공주. 그 왕자님은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하러 가는 길이었다. 마법의 힘으로 꼬리는 뗐지만 말을 못하게 된 인어공주였다. 왕자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인간세상으로 환생했으나, 말을 잃어 사랑의 성취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 굴레에서 벗어나 다시 인어공주로 돌아가려면 왕자의 가슴을 찌르고 그 피를 자신의 다리에 발라야 했다. 가까스로 왕자의 침실에 들어갔으나 결국 그 일을 포기하고 물에 몸을 내던져 포말로 사라졌다는 인어공주의 슬픈 이야기였다. 처절한 자기희생을 통해 결국 ‘영원한 사랑’을 성취한 것일까. 그게 바로 인어공주의 운명이었다. 고귀한 것을 위해 운명에 순응하는 모습은 이처럼 비장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


미끈하게 심해를 유영(遊泳)해 들어가는 해녀들의 모습에서 인어공주와의 유사성을 떠올린 것은 아니다. 듣기에 따라 ‘이미지의 폭력적 결합’이라 할 만큼 둘 사이의 유사성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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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의 모습(해녀박물관)

그러나 상상의 공간이든 현실의 공간이든 양자 모두 바다를 무대로 한다는 점. 억척스레 자신의 꿈을 가꾸지만, 운명을 거역하기보다 순응한다는 점 등이 해녀와 인어공주에 대한 내 생각을 결정한 요인이리라. 어려서부터 물질로 세월을 보내 바닷물과 해풍에 주름이 깊어진, 나이 든 해녀들을 보라. 그들의 모습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은 환상과 낭만의 서정이 아니라 현실과 투쟁의 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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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딸 때 사용하는 빗창

 추우나 더우나 365일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제주 해녀들. 그들은 자신들에게 부여된 삶의 엄혹(嚴酷)함을 확인하기 위해 죽음의 공간을 밥 먹듯 드나들고 있는 것이다. 깊은 바다를 자맥질하는 수십 초의 짧은 순간. 가쁜 숨비소리와 함께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한 알의 전복이 전부이지만, 죽음의 허무보다는 삶의 뿌듯함으로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존재가 해녀들이다.


   ***


정방폭포 앞 해변에서 좌판을 벌이고 갓 따온 해물들을 팔고 있는 늙은 해녀와 제주 민속촌박물관, 해녀박물관 등에서 ‘박제된 해녀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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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폭포 아래 쪽 해변에서 해산물 좌판을 벌이고 있는 해녀들

모두 시간을 초월하여 ‘삶에 봉사하는’ 제주해녀들의 본질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삶을 통해 ‘억척스러운 제주의 여성성’을 형성해왔지만, 결코 자신들의 삶이 즐거운 것은 아니었으리라. 그래서 가끔은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원망하기도 했으리라. 특히나 제주도에 태어난 것을.

 사방을 둘러봐야 시퍼런 바다. 그 장벽이 가로막고 있으니, 그들은 그 바다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제주 해녀의 바다 개척은 그런 현실적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욕망과 투지 의 소산이었다. 그래서 그녀들은 ‘여자로 나느니 쉐로 나주’라는 속담을 만들어냈다. ‘여자로 태어나느니 소로 낳지’라는 뜻이다. 운명에 순응하면서 살길을 개척하는 제주 해녀들의 실상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속담이다. 가족을 살리고, 제주를 살려온 해녀들의 삶. 그 정신을 다시 살려내고, 우리는 그것을 배워야 한다.


제주 해녀 만세!!!

                                      <2007. 5. 19. 아침, 제주도 한경면 청수리에서>

Posted by kicho
글 - 칼럼/단상2007. 5. 20. 00:20
 

노학자와 서귀포의 밤


                                                                         조규익



 제주 민속 혹은 문학기행에 나선 숭실 국문인 135명. 에머럴드빛 바닷물 넘실대는 서귀포 해안에 올려 지은 제주대학 연수원은 고요하고 청수(淸秀)했다. 쉼 없이 울려대는 파도소리와 솔잎을 비벼대는 바람소리만 빼곤 적막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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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중인 현용준 선생

 우리가 제주에 온 것은 공부를 위해서였다. 첫날 저녁 제주 민속연구의 대부이신 현용준 선생을 모셔 이른바 ‘제주학’강의를 들었다. 금년 76세의 무거운 연세와 썩 좋아 보이지 않는 건강에도 육지에서 찾아온 우리를 위해 서귀포까지 한 시간 여의 거리를 달려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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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 연수원 뒷편 해안의 바위들

 형형하신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선생은 자리에 앉자마자 제주의 풍토, 제주인의 삶, 그리고 민속을 천천히 말씀하셨다. 우리는 이미 제주시에서 탐라국의 단초를 보여주는 삼성혈(三姓穴)을 보았고, 삼사석(三射石)도 만났다. 어느 씨족이나 민족을 막론하고 조상들의 출자(出自)는 신성하고 경이로운 법. 제주라고 예외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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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혈 유적의 정문

 선생의 말씀대로 본토의 시조들이 대부분 하늘에서 내려온 반면, 삼성의 시조들은 땅에서 용출(湧出)된 점이 다를 뿐이었다. 땅에서 솟은 세 젊은이가 벽랑국에서 건너온 세 처녀와 결혼하여 탐라국을 건설했다는 삼성신화. 그것은 제주도에 편재해 있는 당신화(堂神話)의 모티프와 연결되어 있다고 노학자는 강조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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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이 박힌 세 개의 돌덩이를 보관하고 있는 삼사석지

선생은 ‘안거리(안채)와 밖거리(바깥채)’로 나뉘어 있는 제주 가옥의 이중구조와 혼성(混姓)의 마을구조, ‘이레잔치’로 표현되는 혼속(婚俗), ‘해녀 노 젓는 소리’를 비롯한 민요 등을 중심으로 제주 민속의 특징과 제주의 역사, 그리고 제주인들의 의식을 하나하나 설명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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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는 두거리 집(제주 민속촌)

 두 시간 가까운 강의 말미에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은 노학자는 하나의 화제를 갖고도 많은 말씀을 이어나가셨다.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와 함께 자라고, 제주를 연구해온 노학자의 저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

제주의 ‘맛집’들을 탐사하여 신문에 소개해온 허남춘 교수(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장)의 안내로 찾아간 ‘쌍둥이식당’(서귀포시 서귀동 274-3/064-762-0478). 앞 바다의 섶섬을 바라보는 그곳에 제주의 미각은 꿈틀대며 살아 있었다. 음식 상 앞에서도 현선생은 당신의 학구시절을 회상하셨고, 우리는 말씀들의 갈피마다 숨어있는 노학자의 학계에 대한 ‘노파심’을 읽을 수 있었다. 세대를 초월한 학자들의 정담은 끝없이 이어지고, 그렇게 서귀포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2007. 5. 16.>

Posted by kicho
연행록 - 일반2007. 5. 16. 02:37
제2회 숭실인문학포럼 안내 
작성자  인문과학연구소 
<모시는 글>

봄이 여름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달 저희들은
‘숭실인문학포럼’을 펼쳤습니다.
다들 성공적이라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오셔서 앉을 자리가 없었습니다.

학문하기와 사람 수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기획한 저희들은 마음이 들떠있습니다.
우리의 배움터 숭실의 학문적 열기를,
그렇습니다,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2회 ‘숭실인문학포럼’을 열어
다시 여러분을 모시고자 합니다.
오셔서, 다시 이 배움터의
학문적 열기와 열정을 느끼게 해 주십시오.

이번에는 “인문학 ‘위기 담론’과 글쓰기”를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뽐내며 내세울 수 있는
예술철학자 김광명과
젊은 국문학자 이정석이 나섭니다.
오셔서 인문학 울타리 안에서,
그리고 그 너머 있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배움의 희열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2007년 5월
숭실대학교 인문대학장 윤도중
인문과학연구원장 박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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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제 : 인문학‘위기 담론’과 글쓰기
2. 때 : 2007년 5월 22일(화), 오후 3시30분~5시30분
3. 곳 : 김덕윤예배실(구, 한경직기념관 소예배실)
4. 주관 : 인문과학연구원 인문과학연구소
5. 주최 : 인문대학


* 진행순서 *

․ 사 회 : 박정신 인문과학연구원장
․ 인 사 : 윤도중 인문대학장
․ 발 표 1 : 글쓰기 담론의 철학적 바탕(김광명 철학과 교수)
․ 발 표 2 : 인문학 위기 담론과 글쓰기의 문제점(이정석 국문학과 교수)
․ 자유토론


** 문의 : 인문과학연구소(Tel:820-0830/E-mail:human@ssu.ac.kr)

Posted by kicho
글 - 칼럼/단상2007. 5. 10. 15:08
눈 내린 산길을 달리며 생각난 기쁨이 아버지


조규익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고, 그 가운데 좀더 중요한 것은 ‘좋은 시작’이다. 물론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서양 속담을 맹신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시작이 안 좋은데 끝이 좋기란 쉽지 않다.
여행도 마찬가지. 여행의 시작이 좋으려면 치밀한 계획과 풍부한 정보, 그리고 실력 있는 안내자가 필요하다. 말하자면 ‘첫발부터 길을 제대로, 잘 잡아들어야한다’는 것이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란 우리 속담도 여행에서 그 모티프를 잡았음에 틀림없다.
출발점이나 길이 갈라지는 곳을 생각해보자. 출발점에서는 동·서·남·북이 공존한다. 갈림길도 마찬가지. 그래서 처음엔 ‘길을 좀 잘못 잡아들기로서니 무슨 큰 문제이랴?’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들의 차이란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벌어지기 시작한다.
유럽의 도로체계 가운데 ‘라운드어바웃round-about’이란 게 있다. 여러 갈래의 갈림길이 필요할 경우 환상(環狀)의 도로를 돌면서 표시된 출구를 찾아 나가도록 설계된 구조. 지름이 작은 것은 4-5m, 크다고 해야 10여m에 불과한 원형의 도로들이다. 출발점인 여기선 모든 방향이 손바닥 안에 있는 셈. 그러나 방향을 잡기에 따라선 ‘지척이 천리’가 된다. 방향을 모를 경우 라운드어바웃을 여러 바퀴 돌기도 한다. 돌면서 올바른 길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을 잘못 들 경우 먼 길을 갔다가 되돌아오기도 하는 등 고생이 만만치 않다. 만일 좋은 정보와 길잡이만 있었다면 그런 고생을 할 필요가 없었으리라.

***

우리 여행의 시작은 파리. 파리에서도 유명한 ‘기쁨이네 집’(하단의 연락처 참조)이었다. 유럽, 특히 파리에 딱히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우리가 기댈 곳이라고는 아무데도 없었다. 광활한 유럽 땅을 공략(?)하겠다고 나섰으면서도 길잡이 하나 변변히 없는 셈이었다. 탁상의 정보가 아무리 그득해도 현장과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일. 아내가 인터넷 등을 통해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파리의 기쁨이네를 알아냈다. 건축학을 공부하는 기쁨이 아버지가 자동차 여행에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결정적 요건이었다.
파리는 우리 여행의 첫걸음인 셈. 빠리 공략이 실패할 경우 그 영향은 여행기간 내내 우리를 괴롭힐지도 몰랐다. 그래서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파리에 가서 기쁨이네를 찾았다.
기쁨이 아버지의 실력은 과연 듣던 대로였다. 시원시원하고 해박한 실력의 ‘나이스 굿 맨’이었다. 파리의 답사 대상을 일정별로 나눈 것도 그의 제안이었다. 그 뿐인가. 유럽 여행길에서의 주의사항, 독도법(讀圖法), 심지어 숙소 찾는 법에 이르기까지 세밀한 교육을 받았다. 빠리 시가지로부터 돌아와 저녁상을 물리면 그 때부터 시작되는 기쁨이 아버지의 교육. 건축학 전문가답게 각종 건물양식에 대한 설명도 자상했다.
첫판부터 이상한 곳, 예컨대 이번 폭동의 발원지인 생드니 같은 곳으로 들어가 헤맸다거나 심지어 ‘강도까지 당했다’는 일부 한국 여행자들의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기쁨이네를 선택한 우리가 얼마나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유익한 여행의 첫 단추를 끼었는가를 절감하곤 한다.

***

지금 우리는 폴란드의 눈 내린 산길을 달려 슬로바키아로 넘어간다. 부다페스트를 향해. 설경이 환상적인 산길을 달리며 새삼 기쁨이 아버지를 생각한 이유가 있다. 운전자와 내비게이터navigator의 마음이 ‘절대로’ 맞아야 한다는 것, 운전자는 운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어느 경우라도 내비게이터는 지도를 철저히 연구하여 노정을 꿰고 있어야 하며, 설사 틀렸다고 생각해도 운전자는 내비게이터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것, 어느 방향으로 달리다가 표지판 둘을 지나도록 가고자 하는 도시명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방향이 잘못된 것이니 차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 유럽에서는 눈이 아무리 많이 와도 도로만은 문제없으니 당황하지 말 것 등등.

***

그가 가르쳐 준 것이 어찌 이 뿐이랴. 그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려 했고, 우리 역시 그 가운데 많은 것들을 귀에 담아두었다. 지금 우리가 눈 내린 산간지방을 지나며 콧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도 출발점에서 좋은 길잡이를 만난 덕분이다. 새삼 폴란드 국경 주변의 아름다운 설경과 기쁨이 아버지의 어글어글한 표정이 오버랩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2005. 11. 19. 쟈코펜의 산악지대를 지나며


**기쁨이네 연락처
전화번호 33-01-49-56-11-72, 33-06-64-51-66-68(박세혁)

**이 글의 출처는 백규서옥(http://kicho.pe.kr) 참조

Posted by kicho
카테고리 없음2007. 5. 8. 16:11
초·중등학교 교원대상 특별연수과정(직무연수) 수강생 모집



※ 연수과정
1. 한국의 궁중무용(이론 및 실기)
2. 시조창

◎ 강 사
○ 시 조 창 : 문  현(문학박사, 전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
○ 궁중무용 : 손선숙(무용학 박사, 주요무형문화재 40호 이수자)

◎ 연수기간  
○ 제1기 : 2007년 7월 30일~2007년 8월 3일, 오전 9시~오후 4시
○ 제2기 : 2007년 8월 6일~2007년 8월 10일, 오전 9시~오후 4시
                                              (* 각 기당 30시간)

◎ 장 소    
○ 시 조 창 : 숭실대학교 벤처관 511호
○ 궁중무용 : 숭실대학교 벤처관 512호 및 체육관

※ 지원 대상 : 초, 중등학교 교사 개인 및 단체로 지원 가능함.
※ 기타 자세한 신청일정은 추후 공고 예정

※ 신청 및 문의 : 02-820-0830, 0846, 0326


2007. 5. 8.

숭실대학교 전통문예연구소
Posted by ki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