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2021. 1. 17. 18:31

 

 

 

Posted by kicho
알림2020. 11. 13. 11:43

선생님들께

 

안녕하세요?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입니다.

20202월 개최 예정이던 학술발표 및 보허자 학무 복원공연을 연기하여 1121() 14시에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학술발표와 보허자 학무 복원공연 등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학술발표와 공연을 중심으로 현장[국가지정무형문화재 전수회관]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그 실황을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https://youtu.be/FPvrJjcHi-o 로 실시간 중계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발표와 공연을 함께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0. 11. 13.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 배상.

 

=행사 팸플릿=


신선의 음악과 춤,
노래 속에 멋진 ‘시간여행’을...

 

                                                                                                           

 

 

                                                                                                                조규익(숭실대학교 교수)

 

언제부턴가 우리에게는 특별한 꿈이 있었습니다.
예술인들과 학인들이 가슴 가득 품고 있었으되 펼쳐 보이지 못한, 작지만 울림이 큰 꿈입니다. 악사들의 반주로 가공(歌工)과 무용수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무대. 그 무대 주변에 둘러앉은 학인들이 예인(藝人)들의 몸놀림과 또 다른 하나가 되는 경험을 통해 비로소 이지(理智)의 샘을 열고 도란도란 그들의 미학을 담론하는 자리 말입니다. 세상 어디에 이보다 더 아름답고 성대한 공간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우리는 두 번의 멋진 무대를 만들었고, 이것들을 두 권의 책으로 엮어 낸 바 있습니다.

 

<지난 무대들>
“봉래의(鳳來儀): 세종의 꿈, 봉황의 춤사위 타고 하늘로 오르다!”[2013. 11. 21./국립국악원 우면당]
“동동(動動):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사랑의 염원이여!”[2018. 12. 1/국가지정문화재 전수회관 풍류극장]

 

<펴낸 책들>
조규익∙문숙희∙손선숙, <<세종대왕의 봉래의, 그 복원과 해석>>, 민속원, 2015.
조규익∙문숙희∙손선숙∙성영애, <<동동動動: 궁중 융합무대예술, 그 본질과 아름다움>>, 민속원, 2015.

 

 

 

<새 무대>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즈려밟고 훨훨 나는 신선이여! 태평성세 유토피아 이루시는 제왕이여!”[2020. 11. 21./국가지정문화재 전수회관 풍류극장]

 

<새로 나올 책>
조규익∙문숙희∙손선숙∙서인화∙성영애∙임미선, <<보허자步虛子: 궁중 융합무대예술로 편입된 신선 예술의 아름다움>>, 2021. 1.

 

우리는 그동안 가꾸어 온 ‘꿈의 무대’를 이렇게 펼쳐 보여 왔고, 새로운 무대를 통하여 이번에도 그렇게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앉으실 폭신한 좌석은 여러분을 모시고 그 옛날 고려∙조선시대의 궁중으로 날아갈 타임머신입니다. 좌석에 앉아 음악에 따라 춤추고 노래 부르며 임금의 장수를 축원한 보허(步虛)의 예술에 잠시 마음의 주파수를 맞추시면, 여러분은 그 옛날 진사왕(陳思王) 조식(曹植)이 어산(魚山)의 동아(東阿)에서 만난 ‘신선 예술’의 경지를 체험하시게 됩니다. 맑고 심원하며 굳세고 밝은 그 소리와 춤사위를 통해 허공을 날아다니는 신선들을 만나시게 될 것입니다. 그들과의 그런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되돌아올 현실의 공간에서 우리는 다시 씩씩하고 치밀한 논조로 새롭고 아름다운 경험들을 담론하고자 합니다.

원래 보허성(步虛聲)이나 보허자(步虛子)는 중국에서 발생한 도교음악이었고, 그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보허사(步虛詞)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그것을 유교적 패러다임으로 변용했고, 중세적 보편성의 한 요소로 끌어들이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임금이 앉아있는 궁중을 현실 속에 자리 잡은 ‘선계(仙界)’라 여겼습니다. ‘상선(上仙)’인 임금의 불로장생은 소망(所望)에 속하는 일이었지만, ‘보허 예술’에 담아낸 만백성의 염원을 통해 그것은 분명한 현실로 구현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이 자리에 모시게 될 여러분이 바로 임금님들이십니다. 우리 궁중예술의 헌상 대상이 바로 임금이신 여러분들입니다. 여러 가지로 바쁘시겠지만, 잠시 이곳에 오셔서 저희와 함께 멋진 ‘시간여행자’가 되어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2020. 11. 21.

 

조규익

 

 

보步허虛자子

허공을 즈려밟고 훨훨 나는 신선이여!

태평성세 유토피아 이루시는 제왕이여!

 

사회 : 하경숙(선문대)

14:00 - 14:10

개회사 : 조규익(숭실대학교)

 

 

1가무악(歌舞樂) 융합적 시각으로 본 조선전기의 보허자

 

 

시간

발표자(소속)

논문 제목

14:10-14:30

조규익(숭실대)

<보허사(步虛詞)> 수용태(受容態)로서의 <벽연롱효사(碧烟籠曉詞)>에 대하여

14:30-14:50

성영애(숭실대)

조선조 문인들의 보허사 수용양상

14:50-15:10

손선숙(숭실대)

보허자 음악에 맞춘 성종 대 학무(鶴舞) 복원 연구

15:10-15:30

문숙희(한국외대)

15세기 보허자 음악 복원 연구

15:30-15:50

임미선(단국대)

성종대 정재반주 음악 고찰

15:50-16:10

서인화(국립국악원)

조선시대 정재 공연 공간

 

2보허자 복원 음악에 맞춘 15세기 학무 공연[<<악학궤범>> 5]

 

시간

제작

출연

16:20-16:40

음악복원: 문숙희

(): 손선숙, 박재란

무용복원: 손선숙

동기: 서원미, 조보현

음원제작: 이정면

악사: 윤교순, 강선주

노 래: 김대윤

지도: 백재욱, 손혜숙

 

16:40-17:00

단체사진 촬영 및 정리

 

3 질의 및 종합토론

 

시간

좌장

토론자

17:00-18:00

조규익(숭실대학교)

서철원(서울대학교)

김지은(중앙대학교)

박은영(한국예술종합학교)

임혜정(서울대학교)

박은옥(호서대학교)

윤아영(백석예술대학교)

 

 

연구윤리교육 및 폐회식

 

Posted by kicho
카테고리 없음2020. 2. 6. 17:26

 

 

 

 

                                                                                                                                조규익

 

제가 꾸려가고 있는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의 학술지 <<한국문학과 예술>> 32집이 2019년 12월 31일자로 발간되었습니다. 이번 호는 작년 11월 8일에 소천하신 소재영 교수님 추모호로 꾸며 보았습니다. 그간 국문학계의 어른으로 존경 받아오신 소 교수님은 주지하다시피 숭실대 국어국문학과를 창설하셨고, 돌아가시는 날까지 연구소 고문으로 저희들을 이끌어 주셨습니다. 뜻하지 않게 소천하신 점을 너무 슬프게 생각하며, 이번 호에 실은 밝은 표정의 선생님을 사진으로나마 곁에 모시고 선생님께 늘 샘솟는 힘과 지혜를 간구하고자 합니다.

 

 

***

 

 

성오 소재영 선생님을 추모하며

 

 

성오 선생님 !

 

저는 2019년 11월 8일의 날벼락 같은 비보를 잊지 못합니다. 인사동에서 선생님을 모시고 점심을 나눈 6월 6일의 기억이 바로 어제인데, 그토록 참담한 비보를 어떻게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었겠습니까? 선생님을 보내드리고 나서도 지금껏 꿈인 듯 현실인 듯 종잡을 수 없는 것은 그날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말씀과 보여주신 미소가 너무 청청하셨기 때문입니다. 찻집에서 “우리 아버지는 101세에 돌아가셨다.”고 말씀하셨지요. 저는 그 말씀을 들으며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오신 비결이 선생님의 철저한 자기관리였고, 그것은 아버지에 대한 효심어린 약속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자를 자처하며’ 오랜 세월 가까이에서 선생님을 모시던 제가 배운 것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학문적 근면성, 둘째는 대인관계에서의 모나지 않은 인품입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한 곳에서 공부를 마치지 못한 저는 이곳저곳으로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운 좋게도 저는 선생님의 간택을 받아 숭실대학에 자리를 잡았고, 숭실에 오면서 비로소 학문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한 시도 쉬지 않고 책을 읽고 글을 쓰시는 선생님을 뵈며, 겨우 논문 한 편 써놓고는 ‘다 이루었다는 듯’ 드러눕기 일쑤였던 저 스스로를 통렬히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자료를 찾아 전국을 누비시는 모습을 뵈며, 저도 ‘자료 찾아 삼천리’의 모토를 갖게 되었고, 지금도 가끔 전국을 누비곤 합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은 참으로 따뜻하고 원만한 인격을 소유하셨습니다. 열심히만 한다면 누구든 맞아들여 제자로 키워주셨고, 만나는 상대가 누구이든 그의 근기(根機)에 맞추어 도움을 주셨습니다. 국내에는 물론 해외에도 선생님의 학문과 덕망을 존경하고 따르는 학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내심 부러워해 온 세월이 길었습니다. 이렇게 선생님을 흉내 내며, 선생님의 덕으로 지탱해온 지난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효빈(東施效顰)’이란 말처럼 제 미련함으로 선생님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저 역시 인생의 석양에 접어들고 말았습니다.

 

성오 선생님 !

이제 논문이나 책을 쓴들 누구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선생님이 안 계신 이곳에서 다시 누구를 표준으로 스스로를 다잡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선생님의 넓으신 가슴이 없는 이곳에서 과연 저희들의 좁은 가슴을 넓혀가며 많은 사람들을 품을 수 있을까요?

 

나침반을 잃고 등대도 없는 거친 바다를 표류하는 저희에게 무언의 힘을 주시고 안식의 항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선생님 계실 때 제대로 배우지 못한 저희들의 게으름과 어리석음을 크게 꾸짖어 주시되, 긍휼히 여기시어 이제라도 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세상의 고통을 모두 잊으셨을 그곳에서 편안한 청복 누리시길 가련한 후생들은 빌어드립니다.

 

2019. 12. 31.

 

후학 조규익은 크게 울며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kicho
알림2020. 2. 1. 23:44

선생님들께

 

그간 안녕들 하셨는지요?

'우한 폐렴'의 확산 양상이 심상치 않아,

일단 지난 번 보내드린 토요일(2020. 2. 8.)의 '공연 및 학술대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번 보내드린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시: 2020년 2월 8일(토) 오후 1시~6시

장소: 국가지정무형문화재 전수회관 풍류극장

 

그러나 저희들은 '우한 폐렴'에 무릎 꿇은 게 아닙니다.

놈이 무릎 꿇을 때까지 잠시 쉬어가려는 거지요.

 

부디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 무지막지한 시간이 지난 뒤,

막 뒤에서 갈고 닦은 저희들의 솜씨를 다시 들고 나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0. 2. 1.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 소장 조규익 올림

Posted by kicho
알림2020. 1. 29. 17:16

 

<모시는 글>

신선의 음악과 춤, 노래 속에 멋진 ‘시간여행’을...

 

                                                                                    조규익(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 소장)

 

언제부턴가 우리에게는 별난 꿈이 있었습니다.

예술인들과 학인들이 가슴 가득 담고 있었으되 펼쳐 보이지 못한, 작지만 울림이 큰 꿈입니다. 악사들의 반주로 가공(歌工)과 무용수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무대. 그 무대 주변에 둘러앉은 학인들이 예인(藝人)들의 몸놀림과 또 다른 하나가 되는 경험을 통해 비로소 이지(理智)의 샘을 열고 도란도란 그들의 미학을 담론하는 자리. 세상 어디에 그보다 더 아름답고 성대한 공간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우리는 두 번의 멋진 무대를 만들었고, 이것들을 두 권의 책으로 엮어 낸 바 있습니다.

 

<지난 무대들>

“봉래의(鳳來儀): 세종의 꿈, 봉황의 춤사위 타고 하늘로 오르다!”[2013. 11. 21./국립국악원 우면당]

“동동(動動):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사랑의 염원이여!”[2018. 12. 1/국가지정문화재 전수회관 풍류극장]

 

<새 무대>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즈려밟고 훨훨 나는 신선이여! 태평성세 유토피아 이루시는 제왕이여!”[2020. 2. 8./국가지정문화재 전수회관 풍류극장]

 

우리는 그동안 가꾸어 온 ‘꿈의 무대’를 이렇게 펼쳐 보여 왔고, 이번에도 그렇게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앉으실 폭신한 좌석은 여러분을 모시고 그 옛날 고려∙조선시대의 궁중으로 날아갈 타임머신입니다. 좌석에 앉아 음악에 따라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임금의 장수를 축원한 보허(步虛)의 예술에 잠시 마음의 주파수를 맞추시면, 여러분은 그 옛날 진사왕(陳思王) 조식(曹植)이 어산(魚山)의 동아(東阿)에서 만난 ‘신선 예술’의 경지를 경험하시게 될 것입니다. 맑고 심원하며 굳세고 밝은 그 소리와 춤사위를 통해 허공을 날아다니는 신선들을 만나시게 될 것입니다. 그들과의 그런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되돌아온 현실의 공간에서 우리는 다시 씩씩하고 치밀한 논조로 새롭고 아름다운 경험들을 담론하게 될 것입니다.

 

원래 보허성(步虛聲)이나 보허자(步虛子)는 중국에서 발생한 도교음악이었고, 그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보허사(步虛詞)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유교적 패러다임으로 변용했고, 중세적 보편성의 바탕으로 녹여내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임금이 앉아있는 궁중을 현실 속에 자리 잡은 ‘선계(仙界)’라 여겼습니다. ‘상선(上仙)’인 임금의 불로장생은 당위(當爲)에 속하는 일이었지만, ‘보허 예술’에 담아낸 만백성의 염원으로 그것은 더욱 확실해질 수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이 자리에 모시는 여러분이 바로 임금님들이십니다. 우리 예술의 헌상 대상이 바로 임금이신 여러분들입니다. 여러 가지로 바쁘시겠지만, 잠시 이곳에 오셔서 저희와 함께 멋진 ‘시간여행자’가 되어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2020. 02. 08.

 

 

  

 

 

 

 

Posted by kicho
카테고리 없음2020. 1. 19. 13:02

 

한국문학과예술32집(추모호) 해당부분 발췌.pdf
0.65MB

 

<<한국문학과 예술>> 1집~31집

 

 

벌써 새해의 첫 달도 반이 넘게 지났습니다.

그간 건강들 하셨는지요?

 

바로 어제 <<한국문학과 예술>> 32집이 발간되었다는 보고의 말씀과 함께 논문집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 드렸는데, 받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이번 32집은 조촐하게나마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로서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 고문을 맡고 계시던 고 소재영 선생님의 추모호로 만들었습니다. 고 소재영 선생님의 학덕이야 여러분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저희는 아직도 선생님께서 불의에 떠나신 일이 사실 같지 않습니다. 거듭 여러분과 함께 고 소재영 선생님의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소재영 선생님께서는 1998년 정년을 하신 이후에도 계속 저를 성원해 주시다가 2006년 연구소가 설립되면서 고문의 역할까지 맡아 주셨습니다. 틈틈이 학술발표회에서 논문도 발표해주시고 어려움이 생길 경우 지혜도 주시는 등 늘 제 뒤에서 도와 주셨습니다.

 

비록 사무실 한 칸 없는 우리 연구소이지만, 다른 어느 연구소 못지않은 활동들을 펼쳐 왔습니다. 1년에 네 차례 전국 규모의 학술회의를 열어왔고, 1년에 네 번 학술지[<<한국문학과 예술>>]를 발간해 왔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소규모 발표∙토론회와 강독 모임 등도 가져 왔습니다. 지금까지 발간한 60여권이 넘는 학술총서∙자료총서∙문예총서 등은 우리 연구소가 기여한 업적들 가운데 가장 빛나는 부분이라 할 것입니다. 이번에 32집으로 발간한 학술지는 몇 해 전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등재지’로 지정되었고, 작년에는 우수한 점수로 ‘등재 자격 유지’의 판정을 받은 바도 있습니다. 학술지를 만드는 일, 만든 학술지를 한국연구재단의 등재지로 승격시키는 일 등이 요즘 학회들이나 연구소들의 최대 난제라는 점은 모두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나의 학술지가 등재지로 되기 위해서는 ‘일반학술지’로 출발하여 ‘등재후보’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모두 쉽지 않은 과정들입니다. 학술지를 내는 데 가장 어려운 일은 ‘자격을 갖춘’ 논문들의 조달(調達)입니다. 연구자들의 입장에서 힘들게 쓴 논문을 점수 한 점 받지 못하는 일반학술지에 투고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이젠 등재후보 학술지조차 인정해 주지 않는 학교나 기관들도 많아졌습니다. 등재학술지와 국제학술지에 실린 논문만 인정해주는 것이 새로운 추세로 바뀌면서 등재학술지까지 가는 길은 더욱 험난해진 것입니다. 지인들로부터 서운하다는 불평을 적지 않게 듣는 등 어려움도 많았습니다만, 우리 연구소가 비교적 ‘깐깐하게’ 투고논문들의 질을 관리해 온 덕에 ‘등재 학술지’로서의 권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머지 않아 국제학술지로 도약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긴 합니다만. 지금까지 걸어 온 노선을 이탈하지 않고 미래 지향적 비전을 놓아버리지만 않는다면, 언젠간 그 과제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문학 분야의 좋은 연구소 하나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이 제 꿈들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만들기는 쉬워도, 그것을 정상(正常) 궤도에 올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지난 몇 년 사이에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돈과 주변의 관심입니다. 제 느낌으로 ‘대학 부설 연구소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것이 오늘날 대학 운영자들의 인식인 듯합니다. 연구소가 대학 발전을 견인하는 선진국 대학들의 사례는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 할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앞서가는 몇 대학들도 연구소를 훌륭하게 키워 왔고, 그것들이 대학이나 학문 발전의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후발 대학들은 반드시 유념해야 하리라 봅니다.

 

***

 

이번에도 우리 연구소 학술지에는 기라성 같은 학자들의 좋은 논문들이 실렸습니다. 그 제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특집논문: 고전문예의 본질과 미학

 

1. 김동건, 「감동의 전통적 이해를 위한 서설」

 

2. 강기화, 「『중용』의 치중화 사상을 통해 본 동래학춤 비약태의 생명미」

 

3. 유순영, 「사군자화훼수목병풍을 통해 본 석정 이정직의 회화」

 

4. 이상욱, 「K-pop을 활용한 외국인 유학생 전용 고전문학 전공 수업사례 연구-황진이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을>을 중심으로」

 

일반논문

 

5. Jin, Yongzhen, 「朝鮮時期登科試券及科文硏究動態考述」

 

6. 김성훈, 「최현 문학 연구의 현황과 전망」

 

7. 김지현, 「최현의 『조천일록』 속 유산기(遊山記) 연구」

 

8. 윤세형, 「17세기 초 최현의 사행기록으로 본 요동 정세」

 

9. 이은선, 「한-베 수교 이후 한국 소설에 나타난 베트남 심상지리와 전쟁-관광 연구」

 

10. 주춘홍, 「한국 전쟁기에 중국어로 번역된 이기영의 작품 연구」

 

11. 엄경희, 「백석ㆍ이용악 시에 나타난 노스탤지어의 양상과 ‘고향’의 헤테로토피아」

 

서평

 

1. 박은미, 「백석(白石)으로 읽는 백석(白石)」

 

2. 김지현, 「사치로 바라본 명말 사대부의 문화사」

 

자료해제

 

1. 정영문, 「하회지역 여성들의 놀이현장을 기록한 <화류가>」

 

 

 

앞으로도 우리 연구소와 학술지에 많은 조언과 격려 보내 주시고, 좋은 논문들 많이 투고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0. 1. 18.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 소장 조규익 드림

 

 

Posted by kicho